文-尹 회동 청신호?…靑 “한은총재 후보, 尹측 의견 수렴”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3.2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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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IMF 국장 지명
尹당선인 측 “靑과 인사 협의한 적 없다”면서도 긍정적 기류
문재인 대통령(왼)과 윤석열 당선인 ⓒ 시사저널
문재인 대통령(왼)과 윤석열 당선인 ⓒ 시사저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IMF(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사이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인사권 문제 일부가 해결된 셈이라, 두 사람 간 회동 가능성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아시아개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를 거친 경제 전문가로 금융통화 분야 이론과 정책 실무를 겸비하고 있다”며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현 이주열 한은 총재는 8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31일 퇴임한다.

한은 총재 후임 지명 건은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갈등을 빚게 된 계기로 통한다. 한은 총재 자리뿐만 아니라 감사원 감사위원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등의 인사와 관련해 윤 당선인 측은 조율을 요구하는 입장인 반면, 청와대는 임기가 끝날 때까지는 문 대통령에게 인사권이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인사권 갈등은 지난 16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단독 회동을 당일 전격 취소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자세한 사항은 답하기 곤란하다”면서도 “한은 총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윤 당선인의 의견을 들어 내정자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번 인사에 윤 당선인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회의 끝에 (윤석열 당선자와) 회동에 관련해 언제든지 조건 없이 해야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은 즉각 “한은 총재 인사를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은 총재 후보를 지명하는 데 윤 당선인의 의견을 들었다는 청와대의 설명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다만 윤 당선인 측에서도 이창용 후보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류가 감지된다.

정치권에선 이날 한은 총재 후보 지명으로 불투명했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이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회동 불발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와 관련해서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면 문에 대해서는 서로 간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청와대도 이 전 대통령 사면 요청에 대해서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고, 김경수 전 지사나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민주당의 중요 인사에 대한 사면도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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