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인사 스타일, 고집일까 뚝심일까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2.04.01 10:00
  • 호수 1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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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믿으면 비판에도 끝까지 맡긴다”
文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평가

윤석열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은 확고하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주요 후보군 면면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능력주의’를 내세운다고 할 수 있지만, ‘올드보이’ ‘70대’ ‘회전문 인사’ 등과 같은 비판도 가능하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의 나이가 대부분 70세 안팎으로 ‘올드보이’ 이미지가 강하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어야 하는 대전환 시대를 돌파할 수 있는 적임자인지에 대한 의문도 뒤따른다.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 내 핵심 인력풀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총리 후보군 대부분이 인수위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다. 김한길·김병준 위원장은 총리 후보에 더해 청와대 등 주요 보직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은 총리·원내대표 후보로도 거론된다.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김기현 의원도 어느 자리든 발탁이 가능하다는 후문이다. 

이런 모습은 인재풀의 한계와 윤 당선인 인사 스타일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윤 당선인은 경선캠프→선거대책위원회→선대본부→인수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함께 일했던 인사들을 대부분 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번 믿고 쓰면 주변에서 여러 잡음이 들려와도 끝까지 신임하고 밀고 나가는 인사 스타일이다. 장제원 비서실장이 대표적”이라면서 “실용주의와 능력주의라는 대원칙은 지켜지고 있지만, 미래지향적이고 다원주의적 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 비슷하다”고 촌평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 시사저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접견하고 있다.ⓒ시사저널

주진우·이상민, 강도 높은 인사 검증

윤 당선인이 현재 총리 인선 작업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 인사를 할 때 무엇을 중시하는지도 파악된다. 윤 당선인은 총리 한 사람만 보지 말고, 대통령실과 내각의 핵심 보직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으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라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동시에 멀리 내다보는 스타일인 셈이다.

윤 당선인은 ‘코드인사’도 주문했다고 한다. 특히 경제 컨트롤타워에서 엇박자가 나면 안 된다는 주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잦은 충돌을 빚으며 임기 초반 각종 논란을 만들었던 전례를 피하라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경제라인 인선에서 ‘견제와 균형’을 중시했다. 경제부총리에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을, 청와대 주요 보직에는 개혁적 성향의 교수 출신을 앉혔다. 그러다 보니 국정운영은 속도감을 잃고 적잖은 불협화음이 나오는 부작용이 있었다는 비판이 많았다. 

윤 당선인과 가까운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경제부총리부터 청와대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등으로 이어지는 경제라인이 엇박자가 나지 않게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과 방향에 동의하는지도 분명하게 확인해 달라고 한 걸로 안다”고 전했다. 인수위 사정에 밝은 관계자도 “윤 당선인은 경제라인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원팀을 원한다”며 “국정코드를 공유하는 라인업으로 경제라인이 짜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은 여소야대 국회의 인사청문 정국에 대비해 총리 후보군 인사 검증을 강도 높게 진행하면서 경제 드림팀을 꾸릴 수 있는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주진우 전 부장검사가 이끄는 10여 명의 검증팀이 보안을 위해 삼청동과 통의동이 아닌 제3의 장소에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인수위 내에서는 새롭게 주목받는 핵심실세들이 있다. 윤 당선인이 주문한 인사 검증 작업을 하며 좀 더 신임이 실렸다는 후문이다. 이런 식이다. 주 전 검사와 판사 출신의 이상민 대외협력특보가 접촉과 검증 역할에 집중한다면, 강석훈, 김현숙 두 전직 경제통 의원 등이 성향 분석 등에 조언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강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은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특히 강 전 의원은 윤 당선인과 학부 때부터 친분이 두텁고, 윤 당선인의 경제 과외교사를 해와 청와대 주요 보직으로 중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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