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사료라도 소화장애·피부염 유발할 수 있다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4.14 11:00
  • 호수 1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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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식이 알레르기 관리법

반려동물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데 잘 먹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또 있을까? 그만큼 평소 건강하게 잘 먹이는 것은 건강에 더할 나위 없이 득이 되지만, 잘 먹이지 못하는 것은 독이 된다. 그런데 잘 먹이지 못한다는 것이 사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거나 저질 사료를 급여하는 데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좋은 사료라고 평가하는 좋은 원료의 고가 제품이라도 반려동물에게 소화장애나 기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것이 반려동물의 식이 알레르기 증상이다. 반려동물이 먹는 사료에 포함된 특정 성분, 예를 들어 특정 단백질원이나 유제품, 밀 등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종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정말 좋은 사료라고 해서 큰맘 먹고 비싼 값에 구매해 반려동물에게 먹였는데, 설사를 하거나 피부가 빨개지고 가려워서 심하게 긁는다’는 등의 사례가 공유되기도 한다. 

식이 알레르기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소화장애와 피부염이다. 사료를 먹고 구토를 하거나, 소화를 제대로 해내지 못해 설사나 심한 경우 혈변을 본다. 또한 사료를 바꾼 뒤로 피부가 발적되고 심한 가려움으로 긁는 행동을 나타내기도 한다. 특히 발이나 귀에 염증이 생기면 발을 심하게 핥거나 물고 씹는 행동, 귀를 흔들거나 앞발, 뒷발로 긁는 모습들이 관찰된다. 이런 소양감으로 인한 물고 긁는 행동은 염증 부위에 상처를 유발해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빨리 원인을 제거해 줘야 한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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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 알레르기 유발 주원인은 단백질 

저질 사료를 먹이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식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주원인은 바로 단백질이다. 간혹 사료에 들어가는 첨가물이 이런 식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은 사료로 바꿔주는 경우가 있는데, 대다수의 식이 알레르기는 단백질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단백질원에 변화를 줘서 개선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반려동물 사료는 단백질 성분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어떤 단백질 원료로 만들었는지 표기돼 있다. 현재 먹이는 사료에서 식이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백질 원료가 닭고기인지 소고기인지 확인하고, 다른 단백질 원료로 만든 사료로 교체해 주는 게 좋다. 

식이 알레르기로 인해 사료를 교체할 때는 노블 프로테인(Novel protein)이라 부르는, 평소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단백질 원료로 만든 사료를 선택해볼 수 있다. 캥거루 고기, 곤충 단백질처럼 평소 반려동물의 사료나 간식에 쉽게 사용되지 않아 처음 접하는 단백질원으로 만든 사료를 선택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피할 수 있다. 이런 단백질원 외에 가수분해 단백질로 만든 사료도 고려해볼 수 있다. 단백질을 항원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분해한 단백질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식이 알레르기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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