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가 아워홈 ‘구지은 체제’ 흔들…복잡한 남매들의 셈법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4.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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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현씨, 구본성 전 부회장 지분 매각에 동참
아워홈 “매각 배경과 향후 영향 내부 검토 중”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시사저널 고성준·연합뉴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시사저널 고성준·연합뉴스

범LG 급식업체 아워홈의 ‘구지은 부회장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남매의 난’에서 패배해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구미현 주주가 지분 매각에 동참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60%에 가까운 남매의 지분 매각이 성사될 경우 구 부회장의 입지는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구 전 부회장의 아워홈 지분 매각자문사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최근 구미현 주주가 지분 매각에 동참한다고 발표했다. 구자학 아워홈 창업주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38.8%)과 장녀 구미현씨(19.2%)의 지분율은 58%에 달한다. 구 회장의 차녀 구명진씨와 삼녀 구지은 부회장은 각각 19.6%와 20.6%를 보유 중이다.

구 부회장은 2017년부터 구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그는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하며 네 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그러나 2016년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을 내세워 아워홈 경영권이 구 전 부회장에게 넘어갔고, 구 부회장은 아워홈 자회사인 캘리스코 대표로 밀려났다.

이후 구 부회장은 2017년과 2019년 구 전 부회장을 상대로 남매의 난을 벌였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경영권 분쟁 결과는 구 부회장의 승리로 돌아갔다. 구미현씨가 구 부회장·구명진 자매의 손을 잡으며 ‘세 자매 연대’를 구성한 게 결정적이었다. 구미현씨가 마음을 돌린 배경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다만 구 전 부회장이 뺑소니 운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구 전 부회장은 지난 2월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구 전 부회장의 지분은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의 지분만으로는 아워홈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에 구 전 부회장 지분 매각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는 구미현씨에게 지분 동반 매각을 적극 제안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구미현씨가 동참을 결정하면서 전체 매각 지분은 58.62%로 늘어났다. 해당 지분 인수 주체는 단숨에 아워홈 최대주주가 된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이번 동반 매각 결정으로 최대주주 프리미엄이 더해져 한층 높은 주식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아워홈의 회사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식품산업 정상화 등 성장성을 반영하면 최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거래가 성사될 경우 구 부회장의 아워홈 경영권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 부회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지분 매각까지 남은 기한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5월 중 예비입찰과 실사 등의 절차를 거쳐 7월 말까지 최종 낙찰자 선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아워홈 관계자는 “구 전 회장과 구미현씨의 지분 매각 배경과 향후 영향에 대해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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