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수준” VS “새 변이 걱정”…거리두기 해제 앞두고 커지는 ‘파열음’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2.04.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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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5일 포스트 오미크론 체계 발표 예정…6~7월 마스크도 벗을 듯
지난 8일 서울 명동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서울 명동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행이 또 온다는데, 거리두기 풀려도 저는 마스크 계속 쓰고 다닐겁니다."

"이제 감기처럼 여겨지는 수준인데, 완전 해제해도 되지 않을까요."

이르면 올 여름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게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거리두기 '완전' 해제를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정부는 사회 기능 마비를 우려해 방역규제를 풀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재유행 우려를 고려할 때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거쳐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폐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실내마스크 등 핵심 방역수칙만 제외하고 영업시간과 사적모임 인원 제한 등 모든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2일 tbs라디오에서 "거리두기에 전폭적인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6~7월쯤 야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영업시간, 사적 모임, 대규모 행사 제한을 완화하는 데 방역 해제의 초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거리두기 해제 속도와 관련해서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의료 전문가들은 위중증·사망 증가, 새로운 변이 출현, 의료체계 여력 등을 고려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반면, 자영업·소상공인·관광업계 등에서는 거리두기 완전 해제와 손실보상 지급대상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연합뉴스
12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연합뉴스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소매유통 업계 등에서는 경기회복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2022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99로, 전분기(96) 대비 3포인트 상승해 기준치(100)에 근접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소매 유통업체들의 체감하는 경기를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 것으로, 지수 상승은 소매유통업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늘었다는 의미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경계심이 풀린 모습이 곳곳에서 관찰된다.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지난 9일 벚꽃을 보기 위해 서울 여의도를 찾은 시민은 1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달 말 재즈축제를 시작으로 오는 6월 드럼 축제나 10월 음악축제 등 이 2019년 이후 3년 만에 재개된다. 성균관대와 경희대 등 일부 대학교가 소규모로 축제를 열었다. 다음달에는 서울대나 한양대, 중앙대 등이 개최 예정이다.

그러나 새로운 변이가 계속 출현하고 있는 데다, 백신 접종을 통한 감염 예방에도 한계가 있어 성급한 일상회복이 자칫 또 다른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앞서 "올 가을 미국에서 재확산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실내 방역 규제 해제와 백신의 면역 효과 약화 등을 재유행의 좋은 여건으로 꼽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를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너무 성급한 조치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면서 "실외에서는 감염 위험이 적으니 마스크를 벗을 수도 있다. 문제는마스크를 벗게 되면 사람들이 이제는 정상 생활로 돌아온다고 잘못 인식하게 돼 감염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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