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찬성 의견을 낸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향해 “결국 소신이라는 것이 고작 민생을 외면한 채 폭주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동조하는 것인가”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유동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권은희 의원이 본인 소신대로 행동하고 싶다면 ‘제명’ 운운하는 쇼를 당장 그만두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불과 이틀 전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손을 맞잡으며 대의를 위해 합당을 선언했지만, 권 의원은 합당에 반대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운운했다”며 “한목소리를 내기로 양당이 합의한 마당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원내대표’라는 직을 이용해 회동에 참석하며 양당의 합의정신에 균열을 가게 만드는 행태는 말 그대로 몰염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탈당이 아닌 당에 제명을 요구하고, 당론과 전혀 배치되는 주장을 하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국민 기만이자 우롱”이라며 “국민을 무시하면서까지 의원직을 지키고 싶은가”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소수정당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필리버스터조차 무력화를 하기위해서 민주당은 혈안이 되어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부족한 한 석을 권 의원이 채울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면서 “만약 권 의원 때문에 필리버스터가 무력화되고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된다면 권 의원은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검수완박’ 입법 논의를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소집된 4당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경찰 수사권이 검찰에 종속되면서 나타난 비효율을 제거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손을 들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합당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후 현재 당의 제명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지난 18일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공식 선언한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의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동원한 전면전에 나선 상태다. 다만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하는 권 원내대표가 ‘검수완박’에 찬성할 경우,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의석수 기준인 180석에 가까워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