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보다 살 안 찌는 생활 패턴이 더 중요하다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2.04.28 07:30
  • 호수 1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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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트레이너 출신 이희성의 운동습관·식습관·마음습관 등 ‘7가지 생활습관’

10대의 몸으로 프로복싱 데뷔 1년 만에 병을 얻어 프로계를 떠난 권투선수가 있다. 운동을 못 하게 됐다는 절망감에 자포자기 심정으로 삶을 살았다. 그런 그가 59세인 지금은 식스팩까지 있는 몸과 어느 때보다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대표 트레이너 출신인 이희성씨의 삶이다. 그는 “체중을 줄이면서 건강을 되찾았다. 그 체험을 사회와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고교 1학년 때 권투를 시작했고 고3 때 프로복싱 선수가 됐다. 1982년 당시 키 178cm에 60kg이던 그는 3kg을 감량하고 프로복싱 페더급 경기에 출전해 우승하면서 신인왕을 받았다. 한 해 5~6번 경기를 치르는 복싱선수에게 체중 감량은 큰 부담이다. 그는 ‘다이어트 천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체중 감량을 잘했다. 그만큼 훈련과 다이어트를 무리하게 한 탓에 척추 디스크와 관절염이 발병했다. 1983년 그는 프로복싱계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복싱선수가 운동을 중단하면 누구나 한 달 만에 체중이 10~15kg 증가한다. 나도 운동을 그만둔 지 1개월 만에 체중이 70kg으로 늘었고 군 복무 시절에는 최고 90kg까지 불어났다. 운동을 못 한다는 생각에 술과 인스턴트식품을 달고 살면서 건강이 더 악화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1989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체중을 빼기 시작했다. 90kg이던 몸무게를 3개월 만에 77kg으로 줄였다. 2년 동안 체계적으로 공부해 1991년 운동공학협회 트레이너 자격증도 땄다. 또 2004년에는 다이어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식습관의 중요성도 깨달았다. 이후 그는 트레이너의 길을 걷게 됐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녀 핸드볼 국가대표팀 트레이너를 역임한 후 연세대 축구팀, 영화배우 아리랑축구팀 등에서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또 여러 기업체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생활습관 강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씨는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건강할 수 있다. 살을 빼려면 다이어트를 하지 말고 살이 찌지 않는 사람에게서 답을 찾아야 한다. 즉 그런 사람의 생활습관을 따라 해야 한다. 나는 운동·영양 전문가 등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그것을 실천하며 내 몸과 마음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체험했다. 20년째 72kg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젊은 사람과 권투 연습을 하고 싶을 정도로 몸이 가볍다. 운동할 때는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라는 이른바 올림픽 정신을 버리고 약간 부족한 듯이 하는 것이 좋다. 음식은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을 가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공부하고 체험한 운동습관·식습관·마음습관을 모아 7가지 생활습관으로 정리했다. 그는 “평생 몸에 익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데 3주가 걸린다고 한다. 이 7가지 생활습관은 3일만 해도 효과를 느낄 수 있고 3주 후엔 몸에 밴다”고 강조했다. 

이휘성씨가 기지개를 켜는 시범을 보인다.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뒤로 젖히는 것이 포인트다.ⓒ시사저널 임준선

1 아침 기상 후 기지개 켜기

미소 지으며 머리·어깨·허리 돌리기 1분

개나 고양이가 잠에서 깬 후 몸을 쭉 늘이는 것처럼 기상 후 기지개를 켜면 뇌와 척추를 자극해 전신을 깨우는 효과가 있다. 이때 턱도 뒤로 젖히듯이 들어올린다. 이어서 1분간 머리·어깨·허리를 가볍게 돌리면 더 효과적이다. 그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라고 했다. 이씨는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켜는 행동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과 마음을 다스리는 행동이다. 도전정신, 욕심 없는 너그러운 마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양손 끝으로 배 전체를 1~2분 동안 지그시 눌러 장을 자극한다.ⓒ시사저널 임준선

2 복부 마사지하기 1~2분

목과 허리 돌리기 등 맨손체조 5분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배를 마사지한다. 이씨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 복부 마사지를 한다. 변기에 앉아 양손을 비벼 따뜻하게 만든 후 1~2분 동안 양손으로 명치 아랫부분부터 시작해 배 전체를 지그시 누르는 행동이다. 쾌변 후 화장실을 나온 후에 5분 동안 목과 허리를 돌리는 등 맨손체조를 한다. 그는 “내장은 뇌의 통제를 받지 않으므로 사람이 인위적으로 장을 움직일 수 없다. 따라서 아침에 양손으로 정성껏 장을 누르면서 자극하면 배변 활동에 이롭다. 내가 체험해 보니 장 자극은 보약 중 보약이다. 장에는 항상 3~5kg의 변 찌꺼기가 있는데 이를 잘 배설하는 것만으로도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루 세끼를 챙기되 10~15분 동안 천천히 음식을 먹는다.ⓒ시사저널 임준선

3 하루 세끼 챙기기 

식사는 10~15분 동안 천천히 

살을 빼기 위해서는 하루 세끼를 반드시 챙겨 먹어야 한다. 식사할 때의 핵심은 음식을 천천히 먹는 습관이다. 이씨는 타이머를 이용해 10~15분 동안 식사하는 습관을 붙였다. 또 아침식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아침을 먹어야 하루 세끼 식사량이 과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간식과 야식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아침식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는 “나는 예전에 아침을 먹지 않았고 콜라와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었다. 평소 하루 세끼 먹는 것을 생활습관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식사할 때, 같은 탄수화물이라도 밀가루 음식이나 설탕이 들어간 인스턴트식품을 피하고 현미, 보리, 콩, 채소 등 복합 탄수화물을 주로 먹는다. 아침에 입맛이 없을 때 과일이라도 먹으면 군살을 빼는 데 매우 좋다. 개인적으로 나는 양손을 사용해 아침을 먹는다. 권투나 골프 등은 한쪽으로 하는 운동이라 몸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으므로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4 인스턴트식품·패스트푸드 줄이기

먹지 말아야 할 음식 피하는 것이 중요

군살을 빼기 위해서는 적게 먹고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씨는 그보다 먼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멀리하기를 권했다.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란 주로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다. 그는 “1989년 자연건강식을 배운 후 내 건강을 망쳤던 척추 디스크와 관절염의 원인 중 하나가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인 것을 깨달았다. 그 후부터 지금까지 콜라, 햄, 소시지를 먹지 않는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음식이 뼈 건강에 필요한 성분을 배출시킨다. 즉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피하는 식습관은 자신이 먹는 음식을 조절하는 능력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5 물은 식사 1시간 후에 마시기

물도 음식처럼 천천히 씹어야

많은 사람이 식사 직후에 물을 마신다. 이씨는 식사 1시간 후에 물을 마신다. 물도 음식처럼 천천히 마신다. 또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라고 주문한다. 그는 “소화를 돕는 위액은 강산성인데 식사 직후 물을 마시면 위액이 희석돼 소화능력이 떨어진다. 물을 빨리 마시지 말고 천천히 씹어 먹는 것이 좋다. 건강한 슈퍼스타들의 식습관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물을 천천히 마시는 습관이었다. 우리는 호흡, 땀, 소변으로 하루 약 2500cc의 물을 배출한다. 그래서 하루 8컵 정도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강박증을 갖게 됐다. ‘하루 물 8컵 섭취’는 사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후 우연히 발견한 공식이다. 군인의 수통에 6컵 분량의 물을 담을 수 있는데, 전투 전에 2컵의 물을 마시게 했더니 전투력이 높아져 연합군이 승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전쟁 중인 군인은 국물이 없는 전투식량을 먹고 커피나 콜라를 마시지도 않는다. 일반인은 국물을 먹고 커피나 맥주도 마신다. 일부러 물을 많이 마시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시사저널 임준선
30초 동안 제자리에 서서 온몸을 좌우로 흔드는 동작을 하루 3회 한다.ⓒ시사저널 임준선

6 ‘올림픽 정신’을 버리고 운동하기 

제자리 뛰기 30초·온몸 흔들기 30초 

이씨는 제자리에 서서 온몸에 힘을 빼고 30초 동안 가볍게 점핑한다. 이때 머리가 앞으로 나가지 않도록 어깨선에 맞추도록 한다. 또 30초 동안 제자리에 서서 온몸을 좌우로 흔든다. 배를 흔드는 느낌으로 아침·점심·저녁에 한 번씩, 하루 3차례 한다. 조금 더 운동하려면 스쿼트를 하면 좋은데, 한 번에 10번 이상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아침과 저녁에 각 10번씩, 하루 20번만 하라는 것이다. 

종일 책상에 앉아있는 직장인을 위해서는 1시간마다 2~3분 동안 화장실에 가거나 물을 마시기 위해 의자에서 일어날 것을 추천한다. 이처럼 가벼운 신체활동은 모두 기초대사량을 높인다. 기초대사량이란 체온 유지, 호흡, 심장 박동 등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 양이다. 기초대사량을 높이면 살이 찌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씨는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배우면 처음에는 곧잘 따라 한다. 그런데 그다음 날 힘들어서 이내 포기해 버리는 사람이 많다. 학생들이 가장 하기 싫은 것이 공부라면, 성인이 가장 꺼리는 것은 운동 아닌가. 운동해야 한다는 강박증도 스트레스다. 운동이 과하면 우리 뇌는 운동을 힘든 것 또는 귀찮은 것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나는 강의할 때 ‘더 멀리, 더 높이, 더 빨리’라는 올림픽 정신을 버리고 운동하라고 강조한다. 운동은 약간 부족하게 해야 습관으로 만들 수 있다. 예전에 나도 그랬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 담배, 음식을 찾는 사람이 많다. 스트레스는 비만이나 질병의 원인이다.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7 감사로 하루 마무리하기

지친 몸과 스트레스 받은 마음 회복

일과를 마치면 지친 몸과 스트레스를 받은 마음을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는 저녁에 명상이든 일기를 쓰든 일과를 생각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할 것을 추천한다. 이씨는 “내가 체험한 바로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나는 끄떡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건강 유지에 더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지개를 켜며 너그럽고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했듯이 저녁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마음습관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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