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격전지] 민주당 공천 후폭풍에 몸살…전남·북, 무소속 바람 부나
  • 정성환·전용찬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4.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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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 컷오프 된 현역 단체장 속속 무소속 출마 선언
석권 예상했던 텃밭 ‘흔들’…“민주당 심판론으로 번질라”

6·1 지방선거 전남·북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과 무소속 간 대결 구도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현직 시장·군수들이 속속 무소속 출마에 나서면서다. 이들은 전남과 전북이 아무리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해도 주민들에게 직접 심판받겠다며 표밭을 갈고 있어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리는 등 인지도와 경쟁력이 만만치 않은 현역 단체장이 무소속 후보로 나서면서 ‘민주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 됐던 전남북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혼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방정가 일각에선 경쟁력을 갖춘 무소속 후보들의 출마가 잇따르자 자칫 민주당 심판론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역대 지방선거 결과, 전남북 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무소속 돌풍이 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컷오프된 단체장들과 무소속 단체장들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박홍률 목포시장 예비후보가 20일 오전 삼학도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앞에서 많은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 캠프​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박홍률 목포시장 예비후보가 20일 오전 삼학도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앞에서 많은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 캠프​

전남, 목포 등 7~9곳 ‘민주당 vs 무소속’ 후보 격전 예고

전남에서 현직 단체장의 무소속 출마 첫 포문은 김산 무안군수가 열었다. 민주당 전남도당 공천 심사에서 컷오프된 김 군수는 18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뒤이어 유두석 장성군수도 민주당의 공천 배제에 불복해 탈당계를 내고 무소속으로 옷을 바꿔 입고 19일 출사표를 던졌다. 

강한 조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두 현직 군수가 무소속 출마를 결정하면서 무안과 장성 군수 선거 판세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천심사에서 컷오프 돼 재심을 신청한 강인규 나주시장과 노관규 전 순천시장, 이석형 전 함평군수도 재심 결과를 지켜본 뒤 무소속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현직 군수가 무소속인 장흥·고흥군수 선거는 일찌감치 무소속과 민주당 후보 간 접전이 불가피하다. 당 조직을 등에 업은 민주당 후보의 거센 도전이 있더라도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장흥의 경우 민주당 일부 후보들이 전남도당의 경선 방법에 반발해 잡음이 일고 있다. 이 중 일부가 무소속으로 거취를 결정하게 되면 민주당으로서는 더욱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력을 갖춘 거물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역도 적지 않다. 전통적으로 무소속이 강세를 보였던 광양 지역도 현직 무소속 시장의 불출마에 정인화 전 국회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상태여서 사실상 민주당 후보와 양강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에서 제명된 박홍률 목포시장 예비후보도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 현 군수가 일찌감치 3선 도전을 포기한 곡성도 무소속 출신 도의원이 군수 도전에 나서 민주당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전북, 현역단체장 대거 컷오프무소속벨트 뜨나

민주당 전북도당이 기초단체장 공천심사에서 유력 후보들을 대거 ‘컷 오프’ 하면서 무소속 출마 바람이 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방정가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전북 정치 지형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벨트 출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관측했다. 무주-진안-장수, 남원·순창·임실을 포함한 동부산악권과 정읍·고창 등 서부권이 당장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의 격전장이 될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경찰 수사를 이유로 공천 배제된 장영수 장수군수는 조만간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계획인 알려졌다. 장 군수는 현직 프리미엄이 있어 민주당 후보와 치열한 세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경선후보에서 배제된 유진섭 정읍시장은 산림조합장 출신 김민영 예비후보와 합종연횡 가능성이 예상된다. 정읍지역에서는 특정후보를 경선에 안착시키려고 여론조사 1, 2위 후보들을 탈락시켰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어 이들의 단일화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던 최영일 전 도의원도 순창군수 무소속 출마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정가에서는 최 후보의 무소속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무소속 출마여부에 대한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전주시장에 나선 전 완주군수 임정엽 예비후보에 쏠린다. 임 후보는 각종 여론 조사에서 민주당 소속 모든 후보들에 앞서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전북도당이 20년 전 전과를 문제 삼아 컷 오프하자 무소속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나아가 전북의 14개 시·군 중 고창 유기상 군수와 심민 임실군수, 황인홍 무주군수 등 3명이 무소속 단체장이어서 민주당 후보와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직 단체장들은 그동안 쌓아온 조직력과 인지도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 후보와 경쟁한다면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전북 정치권 한 인사는 “인구가 적은 군 단위의 경우 민주당 공천 못지않게 현직 단체장 프리미엄을 무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중앙당의 송하진 지사에 대한 무원칙 공천에 대한 정치적 후폭풍이 적지 않다”며 “결국 민주당 대 무소속 대결구도는 민주당 공천에 대한 도민의 평가에 따라 승부가 결정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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