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회의원 100여 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태평양전쟁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 이틀째인 이날 오전 집단 참배를 진행했다. 이날 참배에는 자민당과 입헌민주당, 일본유신회 등 여야 국회의원 총 102명이 참가했다고 산케이신문은 보도했다.
이 모임의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는 지난해 12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들은 매년 야스쿠니 신사의 춘계·추계 예대제와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15일)에 이 신사를 집단 참배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집단 참배는 중단 약 2년 2개월 만인 지난해 12월18일 재개됐다.
해당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오쓰지 히데히사 전 참의원부의장은 참배 후 기자회견에서 “지금 세계 평화가 위기에 처해 있다”며 “다시 한 번 세계의 평화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향해서는 “참배해주면 고맙겠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있으므로 마음만 보여줘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21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 첫날을 맞아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바 있다.
한편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신사 시설이다. 이 중 90%에 가까운 213만3000명은 태평양전쟁과 연관되어 있으며, 도조 히데키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이 신사에 합사돼 있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