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軍 물자 이동 방해한 벨라루스 철도 근로자들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4.25 11:5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침공 초기 물류난에 영향…벨라루스 반체제 세력 주도
24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가 벨라루스 철도 노동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자국 철도 장비를 파괴해 러시아군의 군수 물자 수송을 방해했으며, 이것이 초기 러시아군 고전 요인 중 하나가 됐다고 보도했다. ⓒAP연합
24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가 벨라루스 철도 노동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자국 철도 장비를 파괴해 러시아군의 군수 물자 수송을 방해했으며, 이것이 초기 러시아군 고전 요인 중 하나가 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벨라루스 철도를 통해 들어오는 러시아 군용차량 ⓒAP연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벨라루스의 철도 근로자들이 자국 철도 장비를 파괴해 러시아의 군수물자 이동을 방해했으며, 이것이 러시아군의 고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철도 근로자들과 해커 등으로 이루어진 벨라루스 반체제 세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러시아군의 물자를 우크라이나로 실어나르는 열차를 멈추기 위해 두 국가를 잇는 벨라루스 철도망의 선로와 신호 장비를 파괴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러시아 보급선에 피해를 입혔다.

해당 계획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침공 이틀이 지난 2월26일부터 신호 장비를 겨냥한 공격이 연달아 5차례 발생했다고 전했다. 해당 공격으로 열차 운행은 거의 멈췄고, 철도망이 거의 마비되면서 러시아는 철도를 사용하지 못하고 도로로 우회했다. 이후 28일 벨라루스에서 키이우 방향으로 40마일(64㎞)에 달하는 러시아군 호송 차량 행렬이 생겼으나, 연료 부족으로 인해 일주일도 안 돼 멈춰서기도 했다.

이에 침공 초기 러시아군이 겪었던 보급 문제에는 벨라루스 철도 근로자들의 러시아 물류망 훼방이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에밀리 페리스 연구원은 벨라루스 반체제 세력의 방해 행위와 러시아의 부실한 물류 계획이 각각 얼마나 원인이 됐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고장난 신호 장치가 최소 열차 속도를 늦추거나 움직임을 제한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그들(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영토로 더 밀고 들어갈 수 없었고 트럭에 의존해야 했기 때문에 보급선이 혼잡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철도 방해 계획에 참여했던 벨라루스 반체제 활동가 유리 라바보이는 철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침공에 효과적인 대응책을 짤 시간을 벌어줬다고 평가했다. 해당 계획은 인명 피해가 없는 평화로운 방법에 의한 실행을 목표로 한 것으로, 러시아군이나 벨라루스 열차 운전자에 대한 공격보다는 장비 파괴와 철도 기능 마비에 집중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에 벨라루스 정부 당국은 이들을 상대로 탄압에 나섰다. 벨라루스 내무부는 철도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테러 행위라며 2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라고 공표했다. 철도 근로자 수십 명이 무작위로 구금되고 휴대전화를 수색 당했다. 이달 초에는 방해 공작에 참여한 근로자 3명이 체포되는 과정에서 총을 맞아 다리에 피를 흘리는 장면이 TV에 방영되기도 했다. 철도 인근에는 벨라루스 군인과 드론이 배치됐다. 당국의 탄압에 철도 근로자들의 움직임이 다소 둔화한 상황이라고 WP는 전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