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개 환경단체, ‘가습기 피해 분담 거부’ 옥시·애경 불매운동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2.04.2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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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옥시·애경 범국민 불매운동 선포식’ 개최
“옥시와 애경, 무책임하게 피해대책 외면”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애경타워 앞에서 열린 애경 불매운동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애경타워 앞에서 열린 애경 불매운동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가습기살균제 참사 발생 11년만에 마련된 피해조정안이 옥시레킷벤키저(옥시)·애경산업(애경) 측 반대로 사실상 무산되자 피해자단체와 140여 개 환경시민단체들이 두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환경시민단체와 피해자단체들은 25일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를위한조정위원회(조정위)가 입주해 있는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옥시·애경 범국민 불매운동 선포식’을 개최하고 “피해대책을 외면한 무책임한 옥시와 애경을 불매한다”고 선언했다. 이들 단체들이 지목한 구체적인 불매운동 대상 제품은 ▲옥시의 손세정제 ‘데톨’과 의약품 ‘개비스콘’ ‘스트렙실’ 등이며 ▲애경의 주방세재 ‘트리오’와 세탁세제 ‘스파크’ 등이다.

이들 단체들은 “참사 10여 년만에 피해조정안이 겨우 나왔는데도 전체 기업부담의 60% 이상을 책임져야 할 옥시와 애경이 조정안을 발로 차버렸다”면서 “그런데도 이들은 환경보호·사회적 책임·공정한 지배구조를 뜻하는 ESG 경영을 앵무새처럼 되뇌며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반사회적 기업을 방치하면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발생할 것”이라며 “25일부터 두 기업에 대해 전국 50여 지역 143개 환경시민단체가 불매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들은 이날부터 매주 각 주요 지역 대형할인마트 앞에서 피케팅 등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각 지역서 캠페인, 1인 시위, 기자회견 등도 예정돼 있다.

한편 앞서 조정위는 7027명의 조정 대상 피해자에게 최대 5억3500만원을 지급하는 최종 피해조정안을 마련한 바 있다. 당시 옥시와 애경을 포함한 9개 기업이 마련해야 할 재원은 최대 9240억원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가장 많은 분담금을 지게 되는 옥시와 애경이 조정안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피해구제 조정은 사실상 중단됐다.

조정위는 피해자 측과 기업 측을 만나며 조정위의 활동 기한 연장을 논의하기도 했으나 옥시와 애경의 불참 입장에 의해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조정위는 오는 30일 활동 종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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