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에 한덕수 낙마설 ‘솔솔’…플랜B는 김부겸?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4.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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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韓 후보자 낙마 대비 ‘김부겸 유임안’ 재부상
“金 총리 유임 시 ‘책임총리제’ 실행 가능성도 검토”
김부겸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2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2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로 유력했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청문회가 파행을 거듭하면서다. 이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비상이 걸렸다. 인수위 내부에서는 한 총리의 낙마를 대비한 ‘플랜B’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 후보를 찾는 것과 동시에 김부겸 총리의 유임도 유력한 시나리오로 부상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내각 구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청문회를 앞두고 장관 후보자들이 각종 의혹에 휩싸였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도 불투명한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인사청문회 위원들이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이유로 청문회에 집단 불참하면서다.

이에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결국 청문회 법정 시한(26일)도 넘겼다. 여야는 청문회 날짜를 다시 잡기로 했다. 그러나 청문회가 재개되더라도 한 후보자가 국회 인준 문턱을 통과할 지는 미지수다. 한 후보자는 전관예우, 이해충돌, 배우자 재산 증식을 둘러싼 갖은 의혹에 휘말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민주당이 발목을 잡는다면 한 후보자는 낙마할 수밖에 없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 민주당 간사를 맡은 강병원 의원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한 후보는 이낙연, 정세균, 김부겸 총리보다 의혹이 10배는 더 많은 후보”라며 “후보자가 마음만 먹으면 자료 제출할 수 있다.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 영업상 비밀이므로 제출할 수 없다고 하는 분은 공직에 나오시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인수위도 한 후보자의 낙마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실제 한 후보자를 대신할 총리 후보군을 다시 추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한 후보자 외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한길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이 총리 하마평에 오른 바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회가 선포된 후 청문회장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회가 선포된 후 청문회장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수위는 김부겸 현 총리의 유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총리 유임설’은 대선이 끝난 직후에도 화두가 된 바 있으나 당시 인수위와 김 총리 측이 부정하면서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한 후보자가 민주당의 반대로 낙마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김 총리만큼 ‘안전한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김 총리가 유임되면 국회 인사청문회나 국회의 임명 동의 표결이 필요 없다. 총리 인준을 둘러싼 여야 갈등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윤석열 정부로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탓에 사이가 악화된 민주당과 ‘협치’를 모색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갖출 수 있다.  

인수위는 한발 더 나아가 김 총리의 ‘책임총리’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총리에게 보다 큰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책임총리제를 약속했다. 책임총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무위원 제청권과 각료 해임 건의 등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총리를 의미한다. 만약 김 총리가 책임총리를 맡게 된다면 장관 인선에도 개입할 수 있다.

인수위 내부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한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낙마를 대비한 ‘플랜B’가 검토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부겸 총리의 유임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경우 김 총리가 국무위원을 제청하게 된다. 김 총리와 현 장관 후보자들 간의 관계, 협력 시 시너지 등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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