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용 충격’ 극복에 안간힘
  •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2.04.30 14:00
  • 호수 1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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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핀셋 지원’으로 고용지표 제고 눈에 띄어…‘고부가가치 미래 일자리’ 창출에 주력 

‘좋은 일자리’는 사람다운 삶의 출발점이다. 가계의 버팀목이기도 하다. 또 경제를 살찌우는 최고의 처방으로 평가된다. 경제를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원동력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이 경제 성장과 복지를 향한 대책인 셈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좋은 일자리 정책의 발목을 잡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소비가 휘청거렸고, 이런 소비 불황은 고용 충격으로 이어졌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기존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에 더 급급한 형편이었다. 이 때문에 정부뿐만 아니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일자리 창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인천광역시의 최근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19 여파로 발생하는 ‘고용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인천시와 GS리테일이 발굴한 노인 일자리 사업인 ‘GS25 시니어드림스토어’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2021년 9월9일 GS25 송도신송로점에서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인천시
인천시와 GS리테일이 발굴한 노인 일자리 사업인 ‘GS25 시니어드림스토어’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2021년 9월9일 GS25 송도신송로점에서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인천시

일자리 창출·유지 집중 지원…고용지표 개선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의 인천 지역 고용지표는 회색빛이었다. 실업률은 4.6%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 전국의 평균 실업률(4.0%)보다 높았다. 청년실업률도 8.6%에 달했다. 고용률은 61.3%로 전년에 비해 1.2%포인트나 감소했다. 인천시는 일찌감치 일자리 위기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에만 13만7313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지원했다. 당초 목표(13만4706명)를 초과 달성했다. 눈에 띄는 것은 세대·계층별로 취업을 지원하면서 사회안전망 확보에 주력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천시는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 등 4811명을 지원했고, 광역단체 중 처음으로 GS리테일 시니어드림스토어를 열어 14명을 채용하는 등 노인 4만7449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 1만4009명의 취업도 지원했다. 저소득·취약계층 9903명에게는 공공일자리를 제공했다. ‘전통 주력산업 맞춤형 일자리 지원사업’으로 1626명이 혜택을 보기도 했다.

인천시는 중소기업의 경영안정과 고용유지에도 만전을 기했다. 중소기업 2536곳에 1조561억원의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했고, 62곳에 453억원의 구조고도화자금을 투입했다. 인천시 내 1만9165곳의 소상공인들에게 3442억원의 융자와 28억원의 이자도 지원했다. 재난지원금도 5만2786곳의 소상공인들에게 325억원을 제공했다. 버스와 택시 등 운수업 종사자 2만2598명에게도 202억1840만원을 지원했다. 문화예술인 2724명의 긴급생계지원을 위해 13억6200만원을 제공했다. 문화예술인들의 온라인 활동에 16억원을 투입하고, 인천예술기록화사업에 13억원을 지원했다. 관광업계에도 24억원을 제공했다. 유니콘기업을 육성하고 스타트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신규창업펀드(478억원)와 인천혁신모펀드(2365억원)도 조성했다.

인천시의 이런 ‘핀셋 지원’은 지난해 고용지표를 적잖게 개선시켰다. 실업률은 4.0%로 전년에 비해 0.6%포인트 감소했고, 청년실업률도 7.9%로 전년보다 0.7%포인트 내려갔다. 코로나19 확산에도 고용률은 61.3%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피해산업과 피해계층을 꼼꼼히 살피는 등 지역사회의 안전망을 강화하면서 고용 충격에 대응했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 고용지표는 올해도 개선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월의 실업률은 3.5%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실업률(6.9%)보다 3.4%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고용률도 61.6%로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다. 이런 여세를 몰아 인천시는 올해도 실현 가능한 고용 회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민들이 체감하는 지역경제 재도약과 산업구조 대전환을 통한 고부가가치 미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잡았다. 여기엔 13만7394명의 일자리 창출과 고용률 67.7%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담겨있다.

지난해 7월6일 '2021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을 수상한 박남춘 인천시장이 대상기를 흔들고 있다.ⓒ인천시
지난해 7월6일 '2021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을 수상한 박남춘 인천시장이 대상기를 흔들고 있다.ⓒ인천시

인천형 뉴딜 연계해 바이오·디지털 등 육성

주목할 만한 대목은 ‘고부가가치 미래 일자리 창출’이다. 인천형 뉴딜과 연계해 바이오·디지털·그린산업 등 유망 업종을 육성해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 여건을 조성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공공이 주도하던 일자리 창출을 민간이 주도하도록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바이오 클러스터를 확대한다. 생명공학 분야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K바이오 랩 허브가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글로벌 백신허브를 육성하고 앵커기업을 유치하는 전략 추진에도 잰걸음이다. 이미 지난해에 SK바이오사이언스와 싸토리우스 등이 인천에 둥지를 틀었다. 오는 6월엔 바이오의약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싸이타바가 들어서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전자 기반의 치료제·백신 생산시설을 착공한다.

로봇산업 혁신 클러스터도 조성한다. 로봇산업 스타트업 10곳을 지원하고, 25곳의 사업화도 뒷받침한다. 자동차산업의 기술고도화도 이끈다. 자율주행과 관련된 기업과 대학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미래 자동차의 핵심 부품과 기술 개발에도 행정력을 쏟기로 했다.

인천시는 또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융합 기술혁신 기반의 생태계를 조성해 인천의 새로운 성장 중심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SW 분야의 인재 양성 기반을 마련하고, 오는 6월엔 SW진흥단지 조성 공모에 뛰어들 예정이다. 인천시가 전략산업으로 손꼽는 확장현실(XR) 콘텐츠산업 플랫폼도 구축한다. XR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실증과 개발, 콘텐츠 제작도 지원한다.

인천시는 ‘인천에코사이언스파크 강소연구개발특구 조성’ 사업도 추진한다. 인천시는 환경산업의 혁신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가가치 유발효과 7826억원과 고용유발효과 8955억원 등 1조6781억원 상당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시는 1006억원을 투입해 기존의 노후된 산업단지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노후 산업단지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등 대개조를 통해 혁신성장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산업단지 통합관제센터를 열었다. 이어 지난해 11월엔 산업단지를 산업문화공간으로 대전환시키겠다는 비전도 선포했다.

들어서는 파라다이스시티와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건설사업도 적극 지원해 복합리조트들을 집적시키면서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해 목표는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고부가가치의 미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내는 것”이라며 “고부가가치의 미래 산업을 집중 육성해 인천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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