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월 ‘롱 코비드’ 환자 쏟아진다”…새 정부 로드맵 대책 보니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2.04.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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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명 대상 후유증 단기·장기 관찰 연구 개시
미국은 ‘롱 코비드’ 환자에 보험 적용 등 검토
19일 오전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코로나19 회복 클리닉'의 모습. 코로나19 감염 이후 기침이나 피로감, 가래, 목의 이물감, 두통, 어지럼증, 수면장애 등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누구나 방문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코로나19 회복 클리닉'의 모습. 코로나19 감염 이후 기침이나 피로감, 가래, 목의 이물감, 두통, 어지럼증, 수면장애 등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누구나 방문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연합뉴스

국민 1708만6626명(27일 기준)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3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 감염력을 갖게 된 것이다.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오랜 기간 컨디션을 되찾지 못하는 이들도 꽤 있다. 확진자 중 7~8명은 감염 1년이 지난 이후까지 후유증을 겪는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른바 '롱 코비드(Long Covid)'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확진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적어도 2개월, 통상 3개월 동안 다른 진단명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겪는 것'을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으로 정의하고, '롱 코비드'라고 이름지었다. 이미 국내에도 후유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의 국내 확진자가 전체 확진자의 90%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오는 5~7월 롱 코비드 환자가 본격적으로 쏟아져나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증상은 다양하다. 국립보건연구원이 코로나19 환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피로감·호흡곤란·건망증·수면장애·기분장애 등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으며, 조사 대상자의 20~79%가 이런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관찰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한 분석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의 19.1%가 후유증으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최근 코로나19 입원 환자 중 5개월 후 완전히 회복됐다는 사람은 26%에 불과했다고 보고했다. 1년 후로 기간을 늘려도 완전히 회복됐다는 사람은 28.9%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질병관리청은 롱 코비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약 1000명에 대해 감염 후 3개월 간격으로 2차례 후유증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역학조사분석단장은 앞서 "아직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적극적인 치료와 대응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표준화된 후유증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보건의료분과의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보건의료분과의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7일 발표한 '새 정부 코로나 100일 로드맵'에도 롱 코비드 관련 방안이 담겼다. 새 정부는 올 하반기에 소아·청소년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후유증 단기 및 장기 관찰연구'를 개시하고, 확진자 데이터베이스와 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연구를 병행할 예정이다. 코로나 후유증 환자를 진료·상담하는 의료기관 지정 및 지원체계와 같은 거버넌스를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미국은 최근 국립보건원(NIH)이 진행 중이던 롱 코비드 연구에 연방 정부기관이 참여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롱 코비드 환자를 위한 국가 차원의 연구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미 보건복지부(HHS)는 내년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해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치료와 관련 전문 클리닉을 개발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환자의 치료에 대한 보험 적용과 노동자의 권리가 보호될 방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을 장애로 인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의 소아전염병 전문가인 나탈리 맥더모트 킹스칼리지런던(KCL) 박사는 최근 "정부가 롱 코비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롱 코비드는) 개인 삶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그 사람의 노동 능력과 잠재적 수입, 정부와 기업의 비용 부담 등에 영향을 미쳐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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