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거친 설전을 주고 받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를 향해 “전관예우 끝판왕”이라며 김앤장 근무 이력, 론스타 관련 의혹, 부인 그림 고가 판매 의혹 등을 케물었다. 이 과정에서 한 후보자도 물러서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의 공세가 계속되자 한 후보자가 목소리를 높이며 반박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후보자 청문회의 가장 큰 화두는 ‘전관예우’였다. 한 후보자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 수차례에 걸쳐 김앤장에서 일했다. 이 과정에서 20억원 가까운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사실상 전관예우를 받고 ‘브로커’ 활동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공직 퇴임 후 축재한 재산이 43억원에 달해 전관예우 끝판왕이라는 비판이 있다”며 “봉사나 사회공헌 활동보다는 돈 버는 일에 치중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의겸 의원도 “회전문 중에서도 역대급 군계일학”이라며 “공직→김앤장→공직→김앤장 이후 다시 공직을 맡으려고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전관예우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는 “저 자신이 특정 케이스에 관여한 것이 한 건도 없고 제 후배인 공무원들에게 단 한 건도 부탁한 바가 없다”며 “전관예우나 이해충돌 문제가 일어난다는 건 전혀 인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김앤장에 간 이유는 (공직 재직 당시)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공공외교를 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강 의원은 “후보자께서는 회전문 인사의 끝판왕”이라며 “후보자께서 김앤장에 계실 때 현직에 있는 후보의 후배들이 그 유권해석을 해줘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사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자 한 후보자는 답답하다는 듯 “그건 너무 나가신 거다. 너무 나가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재차 “(한 후보자는) 총리 퇴임 후 44억을 벌었다. 관직을 팔아 돈을 벌었다면 최소한 다시 공직을 맡아야 할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국민 반대 여론도 높은 마당에 총리를 다시 하셔야 속이 시원하시겠나. 권력, 명예, 돈까지 다 가져야 속이 후련하시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그렇게 좋다는 모든 것을 버리고 제가 지금 총리로 지명하는 제 일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강 의원 말씀하신 거는 나가셔도 한참 너무 나가셨다”고 받아쳤다.
론스타, 부인 그림 의혹도 청문회 도마에
한 후보자 가족의 재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한 후보자의 부인이자 화가인 최아영씨는 지난 2012년 첫 개인전 당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부인과 부영주택 등에 그림 4점을 총 3900만원에 판매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대기업이 한 후보자의 ‘후광’을 의식해 최씨의 그림을 고가에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후보자는 신동근 민주당 의원이 “전업주부인 배우자 재산이 (한 후보자가) 공직을 떠나고 10년 새 12억원, 2배 증가했다”고 지적하자 “만약 제 덕을 보려고 했다면 제가 공직에 있을 때 전시회를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내가) 프로 작가냐”는 질문에는 “거의 프로다. 배우자는 대학교 3학년, 1969년에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에 출품해 국회의장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는 본인이 무역협회장 시절에 아내가 전시회를 열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논란을 의식해 협회에는 알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그림을 산 기업이나 사람에게 특혜를 준 적이 없냐’고 질문하자 한 후보자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제가) 무역협회장 때 전시회를 했지만 일절 무역협회에 알리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한 후보자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인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의 거친 질의가 계속되자 한 후보자의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가 과거 정부와 론스타 간 국제투자분쟁 소송 당시 ‘국회와 국민이 외국자본에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이라고 언급한데 대해 “론스타 측에 유리한 진술이다. 어떻게 외국자본에 대한 우리 국민의 감정을 왜곡하고 깎아내릴 수 있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 후보자는 “그런 얘기 한 적 없다. 론스타와 전혀 관련 없는 시각에서 한 것”이라며 “제가 얘기한 일부분을 갖고서 전체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몰아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이 “론스타와는 연관이 되지 않았다 해도 후보자의 그런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지 않냐”고 말하며 사과를 요구하자 한 후보자는 즉각 “아니다”며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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