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너무 나가셨다”…한덕수, 민주 ‘전관예우 맹폭’에 진땀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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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근무‧론스타 특혜 의혹 이어지자 韓 “절대 그런 일 없다” 반박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거친 설전을 주고 받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를 향해 “전관예우 끝판왕”이라며 김앤장 근무 이력, 론스타 관련 의혹, 부인 그림 고가 판매 의혹 등을 케물었다. 이 과정에서 한 후보자도 물러서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의 공세가 계속되자 한 후보자가 목소리를 높이며 반박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후보자 청문회의 가장 큰 화두는 ‘전관예우’였다. 한 후보자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 수차례에 걸쳐 김앤장에서 일했다. 이 과정에서 20억원 가까운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사실상 전관예우를 받고 ‘브로커’ 활동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공직 퇴임 후 축재한 재산이 43억원에 달해 전관예우 끝판왕이라는 비판이 있다”며 “봉사나 사회공헌 활동보다는 돈 버는 일에 치중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의겸 의원도 “회전문 중에서도 역대급 군계일학”이라며 “공직→김앤장→공직→김앤장 이후 다시 공직을 맡으려고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전관예우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는 “저 자신이 특정 케이스에 관여한 것이 한 건도 없고 제 후배인 공무원들에게 단 한 건도 부탁한 바가 없다”며 “전관예우나 이해충돌 문제가 일어난다는 건 전혀 인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김앤장에 간 이유는 (공직 재직 당시)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공공외교를 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강 의원은 “후보자께서는 회전문 인사의 끝판왕”이라며 “후보자께서 김앤장에 계실 때 현직에 있는 후보의 후배들이 그 유권해석을 해줘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사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자 한 후보자는 답답하다는 듯 “그건 너무 나가신 거다. 너무 나가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재차 “(한 후보자는) 총리 퇴임 후 44억을 벌었다. 관직을 팔아 돈을 벌었다면 최소한 다시 공직을 맡아야 할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국민 반대 여론도 높은 마당에 총리를 다시 하셔야 속이 시원하시겠나. 권력, 명예, 돈까지 다 가져야 속이 후련하시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그렇게 좋다는 모든 것을 버리고 제가 지금 총리로 지명하는 제 일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강 의원 말씀하신 거는 나가셔도 한참 너무 나가셨다”고 받아쳤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론스타, 부인 그림 의혹도 청문회 도마에

한 후보자 가족의 재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한 후보자의 부인이자 화가인 최아영씨는 지난 2012년 첫 개인전 당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부인과 부영주택 등에 그림 4점을 총 3900만원에 판매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대기업이 한 후보자의 ‘후광’을 의식해 최씨의 그림을 고가에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후보자는 신동근 민주당 의원이 “전업주부인 배우자 재산이 (한 후보자가) 공직을 떠나고 10년 새 12억원, 2배 증가했다”고 지적하자 “만약 제 덕을 보려고 했다면 제가 공직에 있을 때 전시회를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내가) 프로 작가냐”는 질문에는 “거의 프로다. 배우자는 대학교 3학년, 1969년에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에 출품해 국회의장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는 본인이 무역협회장 시절에 아내가 전시회를 열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논란을 의식해 협회에는 알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그림을 산 기업이나 사람에게 특혜를 준 적이 없냐’고 질문하자 한 후보자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제가) 무역협회장 때 전시회를 했지만 일절 무역협회에 알리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한 후보자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인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의 거친 질의가 계속되자 한 후보자의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가 과거 정부와 론스타 간 국제투자분쟁 소송 당시 ‘국회와 국민이 외국자본에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이라고 언급한데 대해 “론스타 측에 유리한 진술이다. 어떻게 외국자본에 대한 우리 국민의 감정을 왜곡하고 깎아내릴 수 있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 후보자는 “그런 얘기 한 적 없다. 론스타와 전혀 관련 없는 시각에서 한 것”이라며 “제가 얘기한 일부분을 갖고서 전체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몰아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이 “론스타와는 연관이 되지 않았다 해도 후보자의 그런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지 않냐”고 말하며 사과를 요구하자 한 후보자는 즉각 “아니다”며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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