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이전’ 내세운 이재명…이준석 “대책 없는 공약”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5.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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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제주 관광업 죽을 것” vs 김남준 “세계 변화에 발맞춘 것”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내세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이 대표가 해당 공약은 ‘제주 관광산업’ 고사로 이어진다고 지적하자, 이 위원장 측은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고 이 대표에게 응수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26일 OBS 경인TV에서 방송된 《국회의원 보궐선거 계양을 선거구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포공항 이전으로 인천 계양과 경기 김포·서울 강서를 이어 ‘제2의 강남’이자 ‘새로운 강서 시대’를 열어 계양을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 위원장은 “계양은 왜 발전하지 못하나”라며 “서울에 접해 교통의 요지이고, 넓은 당에 아직도 개발되지 않는 토지가 많지만, 안 되는 이유는 바로 규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포공항의 존재에 따른 고도제한이 문제”라며 “산업시설이나 기업이 들어오기 어렵고 일자리가 없어서 지역 경제가 나빠지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본인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와 비슷한 공약을 준비했지만 당내 이견 때문에 드러내지는 못했다며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도 자신의 말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유럽의 국내선 폐지 사례들을 거론해 “환경 규제 때문에 국내선 폐지가 유럽의 추세이고, 폐지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곧 온다”며 “김포공항을 이전하고 일부는 인천공항에 통합시켜, 1100만 평에 이르는 강서 지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하면 계양구는 분당구처럼 발전의 기회를 누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비행기는 활주하지 않고 수직이착륙하는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라 예측하며 “새로운 항공시대 대비를 위해 김포공항 이전을 지금부터 준비해 대규모 개발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계양구청 인근 먹자골목에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윤형선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를 하던 중 전동차 모형을 들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유치 추진을 약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계양구청 인근 먹자골목에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윤형선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를 하던 중 전동차 모형을 들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유치 추진을 약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이원장의 공약에 이 대표는 같은 날 SNS를 통해 “제주도 선거를 도와준다더니, 왜 계양 선거에서 갑자기 제주도 관광산업을 고사시키겠다는 발상의 선언을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진짜 정신이 없나 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국내 기업이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교통) 거점화를 위해 노력 중이고, 비지니스 승객에게 도심접근성이 뛰어난 공항이 중요하다”며 이 위원장의 발언을 폄훼했다.

이에 이 위원장 캠프의 김남준 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모르면 가만히 있기라도 했으면 하는 게 국민들의 바람일 것”이고 응수했다. 이어 “(이 대표가) 그동안 경박한 언행으로 수많은 논란을 만들었음에도 여전히 문제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자기 오류와 자기 확신에 빠져 남만 비판하는 구태정치에 빠져있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 위원장은) 지난 1월 민주당 대선 후보 당시에도 전국을 KTX로 조밀하게 연결하고 제주도를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며 “결코 제주도 관광산업은 고사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국제 사회가 탄소 저감과 탄소 재활용에 사활을 걸고 일부 유럽국가도 지금보다 항공기 탄소 배출량 50% 감축을 목표로 하는 추세를 거론하며 “이 위원장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세계적 변화에 함께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의 반박 논평에, 이 대표는 곧바로 SNS에 추가 글을 올려 “교통에 대한 이해도 없고 아무 대책 없이 본인이 좋아하는 땅 얘기하는 것”이라며 “김포공항 바로 밑에 지역 이름이 공교롭게도 부천 대장동인데, 이재명 후보가 ‘제2의 판교’ 이야기할 때 판교 대장동과 묘하게 오버랩 된다”고 꼬집었다.

또 이 대표는 “수직이착륙 여객기는 보잉이나 에어버스에서도 나오지 않았고 나올 것 같지도 않은데 공항 이전은 언제 하는 것”이냐며 “북한 탄도미사일도 아니고 민항기에 구현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공항 통합 시) 같은 비행기를 김포에서 띄우면 환경에 영향을 끼치고 인천에서 띄우면 이산화탄소가 안 나오느냐”고 비판하며 “하여간 잘못된 상황 파악을 통해 낸 공약은 빨리 철회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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