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국무조정실장 후보로 거론돼 온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국무조정실장 임명이 무산됐다.
윤 행장은 28일 “국무조정실장 직에 대한 검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논란이 되는 것이 매우 부담스럽다”며 고사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밤새 고민했는데, 저로 인해 새 정부에 조금이라도 누가 된다면 이는 전혀 제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라며 “때문에 여기서 그치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새 정부가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윤 행장의 이같은 결정에 “(윤 행장) 본인이 논의 전개 과정에서 부담을 느껴서 한 결정이니 그 결정을 존중했으면 한다”며 “(새 후보자 인선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 총리의 이러한 뜻을 존중할 것으로 보여, 새 국무조정실장 후보자 물색 작업이 곧바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총리는 새 후보자 인선 기준에 대해 “국조실장은 다양한 경험, 일에서 성공한 경력, 여러 분야의 방대한 지식, 내공 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 행장이 자진해서 물러난 부담 요인이 된 것들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어떤 경력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직 차기 후보가 구체적인 상황은 아니며 앞으로 검증을 거쳐서 빠른 진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국조실장 후보로는 윤 행장 외에 이관섭 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과 김철주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등이 거론돼왔다. 새 후보자 물색 과정에서 여당과 소통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상황에 따라서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 행장은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추천 등으로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에 사실상 내정된 상태였다. 그러나 여당인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며 국민의힘이 실패했다고 규정한 경제정책을 주도했다며 새 정부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역할을 하기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내부 반대에도 한 총리는 임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으나, 윤 행장 본인이 스스로 고사하며 상황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무조정실은 국무총리를 보좌하고 중앙행정기관의 지휘·감독, 정책 조정을 맡는 곳으로, 실장 인사에는 대체로 국무총리의 의사가 반영된다. 국무조정실장은 인사청문회법상 청문 대상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