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합병 승인 지연으로 커지는 ‘아시아나 위기설’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6.1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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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신용등급·사업 전망 등에서 ‘사면초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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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이 지연되면서다. 업계에서는 합병 승인 지연이 장기화하거나 아예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전례에 없던 경영난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이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3조4163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장·단기 차입금 7조7667억원에 대한 연간 이자 비용만 3000억원을 상회한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6000억원대 규모다.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1750억원 규모의 무보증 사모 영구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하는 등 자금 모집에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2219%(부채 11조7519억원-자본총계 5297억원)에 달한다. 자본잠식을 간신히 면하는 수준이다. 계열사들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자회사인 에어부산은 50% 이상 자본잠식이고, 에어서울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신용등급 하락도 우려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2012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그 결과, 2020년 말 투기등급 직전 단계인 ‘BBB-(하향검토)’까지 떨어졌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고 발표한 이후에야 ‘하향검토’에서 ‘부정적’으로 일부 상향됐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 합병 지연이 장기화하거나 합병이 불발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만일 투기 등급인 ‘BB’까지 등급이 하향되면 자체적인 자금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향후 사업 전망도 밝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화물운임에 주력하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코로나19 사태로 봉쇄됐던 도시에서 물량들이 쏟아져나오며 항공화물 운임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운임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하락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 여객운송이 활성화돼도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부쩍 늘어난 저비용항공사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 여객 부문이 정상화되면 여객기 화물칸 공급도 함께 늘어나면서 항공화물 운임은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다.

한편, 대한항공은 각국 경쟁 당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5개 팀, 100여 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운영 중이다. 그 결과, 앞서 국내 공정위를 비롯해 필수 신고 국가인 터키·태국·대만·베트남 경쟁 당국으로부터 기업 결합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유럽연합(EU)과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기업 결합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양사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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