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바베시아 감염증’ 이렇게 대처하라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6.23 12:00
  • 호수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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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드기 매개로 감염…치료 어려워 예방 중요

평소 활발하던 반려견이 침울하고 잘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밥을 안 먹으려 하고 잇몸도 평소보다 창백한 것 같다. 이런 증상은 보통 빈혈을 동반한 질병에서 나타난다. 반려견의 빈혈을 동반하는 질환 중 바베시아 감염증으로 동물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바베시아 감염증은 진드기를 통해 매개되는 질환이다. 원충인 바베시아가 개의 적혈구 세포 내에 기생해 용혈성 빈혈을 일으킨다. 바베시아 발생은 2018년 159건에 불과했다가 2020년에는 514건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보통 연중 발생하지만,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봄과 가을철에 특히 빈발한다. 진드기를 통해 매개되는 질병이다 보니 반려견과 산책하는 과정에서 감염되는 게 보통이다. 정말 드물게 바베시아증에 걸린 개에게 수혈을 받거나, 그 개의 혈액이 묻은 주삿바늘을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감염될 수 있다. 

바베시아 원충에 감염되면 바로 증상이 나타나진 않는다.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주에 이르는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발현된다. 적혈구 내에 기생하며 적혈구를 파괴하는 용혈성 빈혈을 일으키다 보니 빈혈, 고열, 황달, 혈뇨, 구토, 식욕부진뿐 아니라 혈소판 감소증, 급성 신부전, 저산소성 간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치료가 적절히 진행되지 않으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질병이다. 

ⓒfreepik

풀밭 휴식 땐 돗자리 위에 앉는 게 안전  

바베시아 진단의 경우 기본적인 혈액검사와 혈액도말을 통해 1차적인 확인이 이뤄진다. PCR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바베시아 감염증으로 확진되더라도 약물을 통해 완전히 박멸할 수는 없다. 바베시아 종에 따라 치료제의 효과가 다르고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치료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감염된 개는 물론 보호자도 힘들고 지치게 하는 질환이다. 이런 바베시아를 억제하는 약물 치료뿐 아니라 빈혈에 대한 교정을 위해 수혈이 기본적으로 동반되고, 다른 합병증이 있다면 해당 합병증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렇게 바베시아는 한 번 감염되면 치료도 어렵고 재발도 잦다 보니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반려견 산책 때 진드기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진드기가 많은 수풀에서 장시간 산책하는 것은 피하고 풀밭에서 휴식을 취할 때는 돗자리를 깔고 앉는 게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에게 안전하다. 평소에 외부 기생충 구제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풀이 많은 곳이나 산을 산책하는 반려견의 경우 진드기 등 외부 기생충까지 구제되는 예방약을 선택해 사용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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