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코로나 포비아’…가을이면 돌아온다?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6.1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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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확진자 6071명...약 5개월 만에 ‘일요일 확진자’ 최저
코로나 종식엔 ‘회의론’ 多…집단면역 가을께 사라져
정부가 17일 현행 코로나19 확진자의 7일 격리 의무를 4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연합뉴스
정부가 17일 현행 코로나19 확진자의 7일 격리 의무를 4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일요일 확진자가 2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중증환자 역시 약 1년6개월 만에 80명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 포비아(공포증)’가 여름을 기점으로 점차 완화되는 양상이다.

다만 코로나19의 연내 종식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오는 가을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3개월 뒤면 백신으로 거둔 ‘집단 면역’ 효과가 사라짐과 동시에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좋은 온도로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의학계 일각에선 하루 확진자가 현 수준의 10배 이상으로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신규확진자는 총 6071명이 발생했다. 이중 국내감염 사례가 5988명, 해외유입 사례가 83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전날(6842명)보다 771명 줄어 이틀 연속 6000명대를 유지했다.

일요일 발표 기준 이날 신규확진자는 지난 1월16일(4186명) 이후 2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 10일(9310명)부터 열흘 연속으로 1만 명 미만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 발생규모 역시 전날 약 1년6개월(565일) 만에 70명대의 내려왔고 이날에는 이틀 연속 70명대를 유지했다.

긍정적인 ‘숫자’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정부도 잔뜩 죄었던 방역정책을 점차 풀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영업시간 제한과 사적 모임 인원 제한 등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해제했다. 6월 들어서는 생활치료센터와 임시선별검사소 운영을 중단했다. 곧 확진자 격리 의무를 해제하거나 격리기간을 기존 7일에서 5일로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연 전 세계를 얼렸던 코로나19는 감기 같은 풍토병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것일까. 이 같은 낙관론에 전문가들은 손사래를 친다. 되레 오는 가을 코로나19가 다시금 대유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기온’이다. 통상 바이러스는 기온이 내려가면 더 활발히 활동한다. 지난해 역시 코로나19 확진세는 여름에 주춤하다 가을부터 다시금 우상향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진자수는 9월부터 증가세를 타서 겨울철 내내 치솟았고, 지난 3월에는 하루 확진자 60만 명이라는 최고 기록까지 세웠다.

다른 변수는 빠르게 감소하는 백신접종 효과다. 정부는 지난 14일 국민의 약 95%가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으로 얻은 면역은 접종 3~4개월 후부터 약해진다. 올 여름 대대적인 추가 접종에 나서지 않는다면 오는 가을 집단면역 효과가 대부분 사라지는 셈이다.

방역 당국도 가을철 코로나19 재유행을 예측했다. 정통령 질병관리청 총괄조정팀장은 지난 12일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한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코로나19 미래와 대책 세미나’에서 “6~9개월 후 면역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돼 여름까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다가 가을과 겨울에 (하루 최대) 약 15만 명이 발생할 것으로 추계한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좋은 계절적 요인과 우리의 면역이 소진되는 시기가 겹치는 올해 11월 이후가 우려된다. 백신 접종이든 자연 감염이든 시간이 지나면 항체 수가 떨어지면서 재감염 사례가 늘어난다”며 “3차 백신 접종을 12월부터 시작했으므로 면역이 사라지는 시기가 올가을과 겨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려 변이’(VOC) 출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유행하지만 전례를 보면 6개월마다 우려 변이가 발생했다”며 “전염력, 치명률, 면역 회피 능력이 높은 우려 변이가 나오면 코로나19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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