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한 달만에 숨진 채 발견된 조유나(10)양 일가족의 사인이 ‘불명’이라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추가 정밀 검사를 진행해 이들의 사망 시점과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30일 광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조양과 그의 부모 시신 3구를 부검한 국과수 부검의는 '사인 불명'이라는 1차 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부검의는 익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함께 냈다.
시신이 오랜 기간 물속에 잠겨 있었던 탓에 부검 만으로는 명확한 사인을 밝혀내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과 부모의 몸에서 외상이나 질병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체내 플랑크톤 검사 및 약·독극물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체내 플랑크톤 검사를 하면 사망자가 물에 빠지기 전에 숨졌는지, 아니면 물에 빠진 후 숨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조양 가족의 사인 규명을 위한 종합검사 결과는 한달 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와 함께 전날 바다에서 인양한 조양 가족의 차량도 국과수 정밀 감식을 통해 추락 사고나 기계 결함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조씨 부부가 어린 자녀를 데리고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양 가족은 지난달 30일 오후 11시께 승용차로 완도군 신지면 한 펜션을 빠져나갔다가 6분 뒤 3㎞ 떨어진 송곡항 인근 방파제로 향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 화면에 담겼다. 이후 순차적으로 가족들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고,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지 29일 만에 송곡항 앞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씨 부부는 지난달 초부터 졸피뎀 등 수면제나 '죽음의 고통'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단어를 여러 차례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월 운영하던 사업체를 접거나 직장을 그만둔 부부는 1년 가까이 별다른 직업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의 금융기관 채무는 신용카드 대금 등을 포함해 1억원 대로 전해진다.
조씨 부부가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손해를 봤다는 과거 동료들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조사에서 조씨가 생전에 가상화폐 중 하나인 '루나 코인'을 검색한 기록이 확인됐다.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든 루나 코인은 지난 5월 폭락을 거듭하며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고,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해로 이어졌다.
경찰은 가상화폐 투자 여부와 함께 추락 사고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차량 인양 당시 기어봉은 P(Parking·주차)에 놓여있었고, 조씨만 안전벨트를 한 상태로 운전석 문이 열려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기어봉이 P에 있는 이유는 다양한 추론이 가능하다"며 "외부 침입이나 충격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언론중재위원회는 본 기사의 원문 가운데 일부 내용이 망자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적절한 조치를 권고해 왔습니다. 시사저널은 언론중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해당 내용을 2022년 9월15일 삭제 조치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