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둘러싼 이른바 ‘비선 논란’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과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등 맹공을 퍼부은 반면, 국민의힘은 “침소봉대 말라”며 적극 옹호에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 내외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에 동행한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배우자 신아무개씨를 겨냥해 “내부에서는 ‘여사 측근’으로 불렸다는데, 공식 직함이 없는 사람이 측근으로 불리는 것이 바로 비선”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부부는 새 정부를 시작하자마자 대통령실을 아무렇지 않게 사유화하고 있다. 또다시 새로운 비선정치, 지인 사수로 정부가 운영되는 게 개탄스럽다”며 “윤 대통령의 겸허한 반성과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대통령실은 이 비서관 배우자가 ‘영어를 잘한다, 해외 행사 경험도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는데 참으로 궁색하다”며 “경험이 풍부한 대통령실, 외교부 직원이 상당히 많을 텐데 그 사람들을 제쳐 두고 굳이 민간인에게 공무를 맡긴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식적인 인사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공무를 담당하는 걸 흔히 비선정치라고 부른다”며 “비선정치가 자꾸 반복되는 것이 바로 국민이 두려워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신아무개씨가) 김건희 여사의 대화 파트너로 간 것으로 보이는데 제 정신이 아니다”라며 “김건희 여사가 자기 멋대로 하는 것 같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조응천 의원 역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등급이 높은 비밀에 속하는데, (민간인인 신씨에게) 그것에 깊숙이 관여하는 일을 맡겼다는 건 자복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꾸짖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같은 민주당의 비판 세례를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침소봉대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씨는 ‘정부 대표 및 특별사절의 임명과 권한에 관한 법률’ 제9조에 의해 외교부 장관의 승인을 받고 정식으로 임명된 기타 수행원”이라며 “법적으로 전혀 문제 될 사안이 아니다. 민간인이어도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쓰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신씨는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 현지 일정에 한하여 외교부와 의전비서관실을 보조해 지원했을 뿐, 최순실 씨처럼 대통령 연설문을 첨삭한 적도,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적도, 행정관들로부터 국정에 대해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2의 최순실이니 국정농단이니 하며 국정조사까지 언급하는 민주당의 침소봉대적 정치공세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사사건건 꼬투리 잡기와 침소봉대를 그만두고 경제위기 대처와 민생을 살리기 위한 원 구성에 적극 협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