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나의 첫 여행지, 발트 3국·발칸반도는 어떨까”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7.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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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설계자 박윤정, 신간 《나도 한번은 발트 3국·발칸반도》 통해 색다른 경험 제안
ⓒ트라이브즈

신간 《나도 한번은 발트 3국·발칸반도》 표지ⓒ트라이브즈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 전환) 국면에서 여행 산업이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제여객 이용객은 393만740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8만1641명)보다 3.3배가량 증가했다. 6월 이용객 126만명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월 기준 가장 많은 규모다. 이용객 수는 올해 1월 36만명, 3월 41만명, 5월 94만명 등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올 하반기 항공 수요가 더 늘겠으나, 연간 기준 이용객 수는 2019년(7058만명)의 35% 수준인 2439만명에 그칠 거라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추정했다. 2024년쯤 돼야 100% 수준으로 회복하리라 내다봤다. 아직 많은 나라가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을 요구하는 점, 국제유가 상승과 항공편 감소로 비행기 푯값이 부쩍 비싸진 점 등도 해외 여행 회복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똘똘한 한 개’의 여행에 대한 수요가 부쩍 높아졌다. 이왕 큰맘 먹는다면 그간 못 가본 나라를, 색다른 코스로 여행하고 싶다는 것이다. 박윤정 민트투어 대표의 신간 《나도 한번은 발트 3국·발칸반도》는 소중한 해외 여행 기회를 제대로 살리고픈 여행객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준다. 

일반적으로 유럽 여행이라 하면 서유럽 내지 동유럽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박 대표는 발트 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그리고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 코소보,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을 포함하는 발칸반도를 여행지로 추천했다. 하나같이 일반 여행객들에게 그리 익숙지 않은 나라다.  

박 대표는 “일부러 우리에게 좀 낯설고 덜 알려진 지역을 선택해 봤다. 특히 발트 3국과 발칸반도 지역의 역사적 울림에 주목했다”며 “고대와 중세는 물론 현대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전쟁을 겪어내면서도 소중한 문화유산과 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시켜온 곳들”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이들 13개국을 여행한 시점은 코로나19 사태 전이다. 발트 3국과 발칸반도의 역사성은 ‘코로나 2년’의 긴 터널을 지나온 여행객들에게 더욱 큰 울림을 전할 수 있을 듯하다. 

《나도 한번은 발트 3국·발칸반도》에서 박 대표는 단순한 여행지 소개 이상을 담으려 애썼다. 그는 프랑스에서 대학 생활을 하고 귀국해 2002년부터 쭉 여행사를 운영해왔다. 오랜 경험과 식견을 응축해 이번 책에 담았다. 여행 ‘꿀팁’은 물론 각국의 문화, 역사, 건축, 예술, 음식 등도 다채롭게 설명한다. 현지에서 직접 찍은 생생한 사진은 독자들의 이해도를 한층 높인다. 책을 읽다 보면 최고의 유럽 여행 전문가와 함께 실제로 발트 3국과 발칸반도를 돌아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책에 언급된 나라 중 일부는 베테랑 여행가인 박 대표에게도 전혀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편견을 깨줬다. 그는 “발트 3국이 전쟁을 많이 겪어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풍요롭지 못할 거라 짐작했으나, 굉장히 잘 살아 놀랐다. 대부분 오후 4시쯤이면 일을 끝내고 가족과 해변에서 즐겁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더라”면서 “자연환경이 좋아 식재료와 음식이 넘쳐나고 물가도 저렴했다. 어디에서나 사람들 얼굴에 가득한 웃음과 여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는 와이파이 연결이 안 되는 장소가 없는 등 유럽 내 최상위권의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다. 역시 예상치 못했던 환경”이라고 했다. 

박윤정 민트투어 대표ⓒ민트투어

박윤정 민트투어 대표ⓒ민트투어

앞서 박 대표는 지난해 4월 생애 첫 책인 《나도 한번은 트레킹 페스티벌 크루즈》를 내놓은 바 있다. 그는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20여년 해온 일(여행업)이 갑자기 멈춰버려 시간을 의미 없이 보내고 싶지 않아 출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면서 “첫 번째 책 출간 즈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코로나는 계속됐다. 다시 1년을 보내며 두 번째 책을 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여행 설계자’로도 소개하는 박 대표는 현재 코로나 2년의 고민과 숙성을 바탕으로 진화된 여행 상품을 설계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쉽게 봤던 여행이 일상에서 처음 또는 마지막 경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많은 이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알게 됐다”면서 “여행을 돕는 일이 직업인 난 이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많이 생각했다. 여행을 준비하는 고객들과 소통하며 각자의 취향을 잘 캐치해내 가장 이상적인 여행을 설계해 나가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나도 한번은 발트 3국·발칸반도》 | 박윤정 | 트라이브즈 | 238쪽 |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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