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서 ‘탈북어민 북송’으로…‘북풍’으로 文 찌르는 尹정부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7.1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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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지지율 출구 전략으로 ‘신북풍’ 몰이?
윤석열 대통령(왼)과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왼)과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2019년 11월 발생한 ‘탈북 어민 북송’ 사건 장면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연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귀순 의사가 없었다”는 당시 문재인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북송되는 탈북어민들이 안간힘을 다해 저항하는 태도를 보이면서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둘러싼 ‘월북’ 논란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관련 사건이 또 터진 셈이다. 정부여당은 이 같은 ‘북풍(北風)’을 고리로 문 전 대통령을 정면 겨냥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13일 탈북 어민 북송 사건과 관련해 “귀순 의사를 밝혔는데도 강제 북송한 것이라면 국제법과 헌법을 모두 위반한 반인도적, 반인륜적 범죄행위”라며 “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이 최근 탈북 어민 사건 조사를 서둘러 종료한 혐의로 서훈 전 국정원장을 고발한 데 이어, 대통령실도 본격적인 진상규명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국민의힘도 야권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은 “문재인 정부가 인권을 말살했다. 나포 5일 만에 강제북송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부실검증”이라고 꼬집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국가의 의무를 방기한 것을 넘어 국민을 죽음의 수렁으로 내몬 죄를 낱낱이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2020년 9월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두고서도 문 정부를 정면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유족과 함께 “문 전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책임론을 꺼내들기도 했다. 사건에 연루된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을 잇따라 고발하며 사정당국까지 주도할 태세다.

통일부는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지난 12일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사진은 탈북어민이 몸부림치며 북송을 거부하는 모습 ⓒ통일부 제공
통일부는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지난 12일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사진은 탈북어민이 몸부림치며 북송을 거부하는 모습 ⓒ통일부 제공

정부여당이 두 사건을 정치권 한 가운데로 소환한 데에는 추락 국면인 지지율 흐름을 의식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팽배하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로 주저앉았으며 부정평가도 60% 이상으로 치솟은 상태다. 보수층 지지율마저 크게 빠졌다는 결과도 속속 보고되는 중이다. 이 같은 국면에 대한 ‘출구 전략’으로 ‘북풍’을 삼았다는 분석이다. 보수층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북한 관련 이슈에 전임 정부를 향한 사정정국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카드라서다.

그러나 야권의 반발이 만만찮은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정부여당의 공세를 ‘신북풍몰이’로 규정하고 역공에 나섰다. 민주당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TF 소속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탈북 어민 북송 사건’과 관련해 “일반적 북한이탈주민과는 관련 없는 사건”이라며 북송한 선원들이 16명을 죽인 흉악범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과거를 들여다보며 마치 사정기관이 된 양 없던 죄를 만들려 한다. 더 이상 안보와 군‧정보기관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북에서 16명을 살해하고 내려온 그 분에 의해 남측에서 다른 범죄가 가능할 수 있다는 위협을 안 느낄 수 없다. 우리의 관련 법령에도 명백한 흉악범이 내려오면 귀순으로 인정하지 않는 조항이 있다. 그래서 북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기자간담회에선 여권의 공세를 “민생보다 친북 이미지,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드는 ‘신색깔론’에 불과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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