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그룹’ vs ‘97그룹’…민주당, 세대 갈등 발발하나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7.1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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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17일 출마 임박…97그룹, 사법리스크 부각하며 단일화 군불
‘친명계’ 정성호, 97그룹 직격…“86세대와 기득권 같이 누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정성호 민주당 의원 ⓒ시사저널·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정성호 민주당 의원 ⓒ시사저널·연합뉴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당권 주자로 나선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을 향해 “86세대(60년대생·80년대 학번)와 같이 기득권을 누린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선언과 맞물려 ‘친명계’ 의원들이 ‘반명계’로 분류되는 97그룹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이재명 의원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97그룹이) 86그룹들과 같이 정치하면서 그들의 그늘 하에서, 그들의 추천으로 정치판에 들어온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정치판에 들어와서 앞세대와 다른 우리들만의(97그룹만의) 정치적 가치와 비전을 제시해왔는지 묻고 싶다”며 “(86그룹과 97그룹은) 사실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이 의원과 각을 세우며 ‘반(反)이재명’을 기치로 단일화를 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당원들이나 우리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인이라면 정치적 비전과 가치, 열정과 의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런 것(단일화)을 논하기보다 ‘나는 이재명과 다른 이런 정치를 하겠다’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권 주자들이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며 공격하는 데 대해서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이나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 당 지도자들이 정권의 정치 보복적 수사를 당했을 때 당의 구성원들인 의원들이 함께 싸워줬다”며 “오히려 당에 있는 분들이 (이 의원을) 공격하는 건 굉장히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런 분들이 어떻게 당원을 통합하고, 당을 보호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이럴 때 (이 의원과) 같이 싸워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97그룹 주자들은 정 의원과는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른바 ‘양강 양박’(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 사이에선 ‘안티 이재명’ 기류가 팽배하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 의원이 당 전면에 나설 시, 당이 ‘민생’이 아닌 ‘이재명 방탄’에만 집중하게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강병원 의원은 12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우리 당이 민생 위기를 오히려 더 챙기는 정당으로 국민들께 인정받아야 할 때”라며 “우리 당이 민생을 챙기는 모습이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히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14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의 당대표 도전에 대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워)란 미명 아래 연전연패한 장수가 또다시 민주당에 패배의 기운을 싹틔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방탄용 출마와 사법 리스크란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며 “정치 보복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이 정권에 약점 잡히지 않고, 결연히 싸워나갈 수 있는 민주당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97그룹의 견제에도 여론조사 상으론 이 의원이 부동의 1위를 달리는 모습이다. 97그룹 중에선 박용진 의원이 유일하게 두자릿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당 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이재명 의원 37%, 박용진 의원 18.3%, 박주민 의원 7.1%, 김민석 의원 4.7%, 설훈 의원 4.2%, 강훈식 의원 1.7%, 강병원 의원 1.5%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 전화면접 15.1%, 무선 ARS 84.9%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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