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도 ‘팽’?…흔들리는 리더십에 당내서도 ‘부글부글’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7.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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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만에 시험대 오른 권성동 체제
尹心도 ‘휘청’…당권 가도엔 ‘빨간 불’

국민의힘에 들어선 ‘권성동 체제’가 일주일 만에 ‘리더십 위기’를 겪는 분위기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지인 채용 논란으로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어서다. 부적절한 해명으로 성난 여론은 물론 당심에도 기름을 붓는 태세다. 

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권성동 체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초 당내에선 권 대행에 힘을 실어 이준석 대표의 직무 정지 상태에 따른 내홍을 빠르게 수습하자는 게 대체적인 기류였으나, 권 대행을 둘러싼 ‘리더십 위기’가 부각될수록 입지를 위협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단 밀어주자” 기류 속 “돌아선다” 반응도…흔들리는 권성동 리더십

18일 국민의힘에선 권 대행을 ‘저격’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시작은 권 대행과 함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형제’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었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거친 표현을 삼가야 한다. 권 대행은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엄중하고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꼬집었다. 두 사람은 앞서 차기 지도체제를 두고 내홍 조짐을 보였던 만큼, 이날 발언에 정치권 관심이 집중됐다. 사실상 장 의원이 권 대행에게 견제구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권성동 체제’에 공개 일침을 가했다. 김 의원은 “소수당인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임시체제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대표의 통 큰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자진사퇴를 압박하는 동시에 직무대행 체제를 비판하며 당권 도전 의지를 내비친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권 대행이 직무대행으로 추인된 이후 당 안팎의 기류는 ‘해본다니까 일단 밀어주자’는 것이었지만, 사실 그 사이 위기를 겪으면 언제 돌아서도 이상한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대행으로선 직무대행으로 추인된 지 일주일 만에 당 안팎의 반발에 부딪힌 셈이다. 묵혔던 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다시 들끓게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월16일 국회에서 열린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안내하는 모습(왼)과 3월4일 대선 유세 현장에 함께한 당시 윤 후보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 연합뉴스
5월16일 국회에서 열린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안내하는 모습(왼)과 3월4일 대선 유세 현장에 함께한 당시 윤 후보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 연합뉴스

의심받는 尹心 장악력, 위태로운 차기 당권 

이 같은 기류가 확산한다면 권 대행의 차기 당권 가도엔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권 대행으로선 6개월간의 직무대행 체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한 뒤 내년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게 최적의 시나리오였으나, 이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TK(대구‧경북) 파워를 무시하지 못하는데, 권 대행은 강릉 출신인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서명한 당사자로서 원죄가 있지 않나”라며 “지금은 윤심(尹心)에 힘입어 존재감을 보이고 있지만, 그 위세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권 대행으로선 ‘원조 윤핵관’의 입지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합의안을 번복한 것을 계기로 “‘윤심’을 오판했다”는 지적을 받은 데다, 당 안팎에선 “진짜 ‘윤핵관’은 권성동이 아닌 장제원”이란 반응도 나온다. 여기에 ‘윤심’ 자체가 당 장악력을 잃게 될 상황도 고려해야 하는 처지다. 20%대를 목전에 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년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더 추락하게 된다면, 당권을 가르는 데 ‘윤심’이 영향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은 빠르게 악화하는 중이다. 권 대행과 대통령실을 둘러싼 사적채용 논란이 처음 불거진 지난 15일부터 이튿날까지 KSOI가 TBS 의뢰로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부정평가는 역대 최대치인 63.7%를 기록했다. 긍정평가는 32.0%에 불과했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41.%포인트 떨어진 34.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한편 이 같은 ‘리더십 위기’의 발단은 권 대행이 사적채용 논란과 관련해 부적절 해명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권 대행 추천으로 강원도 강릉시 선관위 소속 우아무개씨의 자녀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 9급 행정요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알려졌다. 여기에 권 대행은 “9급으로 들어간 걸 가지고 무슨”,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어서 내가 미안했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 야권에선 해당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제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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