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장’에서 ‘간장’, 이제는 ‘김장’까지…장제원의 ‘광폭행보’ 속내는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7.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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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 장제원, ‘尹心’ 업고 차기 권력 도전하나

“국민의힘 실세는 장제원 아니겠나.” 최근 여의도 정치권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이다. 국민의힘의 표면적 ‘실세’는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이지만, 물밑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은 장 의원이란 취지다.

장 의원이 ‘실세’라는 평가를 듣게 된 데에는 최근의 ‘광폭 행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 의원은 최근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인물들을 잇따라 접촉하며 친분을 확대하는 중이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형제’로 꼽히는 권 대행은 물론, 안철수‧김기현 의원 등과도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이를 두고 ‘전략적 친분’을 통해 차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 국회사진기자단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와 ‘헤어질 결심’, 김기현과 ‘손 잡을 결심’?

19일 정치권에선 ‘김장 연대’가 회자되고 있다. 김기현‧장제원 의원 간 연합을 이르는 말이다. 전날 장 의원이 권성동 대행에 “거친 표현을 삼가라”고 저격하고, 곧바로 김 의원도 “임시체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개 반발하면서 ‘김장 연대’가 가시화했다. 지난 11일 직무대행에 추인돼 실권을 잡은 권 대행을 겨냥해 두 사람이 동시에 견제구를 날렸다는 평가다. 

장 의원과 김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라는 이해관계 면에서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가 조기에 열리게 되면 당장 출마 가능한 당내 인물로는 김 의원과 안철수 의원 정도가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데다 일찍이 전당대회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터라, 당권 확보 면에서 가장 유력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김 의원의 당권 행보를 장 의원이 사실상 지원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두 사람은 자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안철수 의원과의 연대설에도 휩싸인 바 있다. 이른바 ‘간장 연대’다. 그러나 현재로선 ‘간장 연대’는 ‘김장 연대’보다 느슨해진 모양새다. 존재감을 따지면 김 의원보다 안 의원의 체급이 떠 큰 게 사실이지만, 안 의원이 국민의당 출신인 만큼 ‘당심’의 벽을 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부터)과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안철수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부터)과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안철수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아들 리스크’ 장제원의 ‘당권 분산 투자’ 전략

당 안팎에선 이 같은 장 의원의 행보를 두고 ‘간 보기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기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당심을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의원이 지금으로선 권 대행과 안 의원, 김 의원과 모두 친분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전략적 친분’일 것”이라며 “당권이 기우는 데 따라 언제든 손을 놓아도 이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장 의원이 차기 전당대회에 직접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이는 장 의원을 둘러싼 ‘아들 리스크’ 탓에 실현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장 의원의 아들 장용준씨는 무면허 운전에 음주 측정 요구에 불응하며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장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을 잡을 경우 야권의 집중 타깃이 될 게 빤한 셈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장 의원이 직접 권력을 잡기보다 옆에서 권력을 향유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의원의 전략은 ‘윤심(尹心) 마케팅’인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벌써부터 최근 장 의원이 권 대행을 공개 저격한 것을 두고 “윤심이 실린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진짜 ‘윤핵관’은 장제원”이란 이야기도 파다하다. 장 의원이 ‘윤심’을 등에 업고 차기 당권주자들과 규합해 총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전망이다.

반면 일각에선 장 의원을 향해 “자중하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장 의원과 권 대행 사이 충돌을 겨냥해 “부질없는 공치사를 그만하라.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 자신이라는 생각을 버려라”고 비판했다. 정우택 의원도 “민생도 당도 어려운 판에 ‘윤핵관’끼리 싸우는 게 국민에게 마땅치 않게 들릴 것”이라며 “언급을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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