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추락사’ 인하대서 “교내 성범죄·성차별 만연” 대자보
  • 박새롬 디지털팀 기자 (lovelyheidi950303@gmail.com)
  • 승인 2022.07.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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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6일, 익명 학생 대자보서 학내 문화 비판 
성폭행 추락사 사건이 발생한 인하대에 붙은 성차별 문화 비판하는 대자보 ⓒ연합뉴스
성폭행 추락사 사건 이후 인하대에 붙은 대자보 ⓒ연합뉴스

성폭행 추락사 사건이 발생한 인하대학교 캠퍼스에 학내 성범죄·성차별 문제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자신을 ‘익명의 인하대생’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5일 교내에 ‘당신의 목소리를 키워 응답해주세요’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이고 SNS를 통해 내용을 공개했다. 

A씨는 대자보에서 “이 학교에서 어떤 이들은 공공연히 떠들어온 반면, 어떤 이들은 숨죽여 말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별갈등을 조장하지 말라며 이번 사건으로 대학 입결이 걱정된다고 떠드는 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반면 폭력이 걱정돼 불쾌한 상황에도 친절하게 살아야 하는 여성들, 이전의 학내 성폭력 사건과 평소 학내 성차별적 문화를 지적하면 '꼴페미' '메갈년' 등으로 공격 당할까봐 자신을 검열하는 사람들은 숨죽여 말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어 “누군가는 갑자기 상관없는 사람 때문에 잠재적 가해자로 불리고 입결과 학벌이 떨어져 위신이 무너졌다고 말한다”면서, "반면 다른 누군가는 폭력과 수치가 걱정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단 사실에 공포를 느낀다”고 전했다. 

A씨는 대자보를 통해 이번 사건 뿐 아니라 교내 성범죄 사건이 자주 일어났음을 언급했다. 그는 “남자 의대생들이 단톡방에서 여학우들을 성희롱하고 총학생회 남자 후보가 여학우를 스토킹했을 때도 누군가는 ‘성급히 일반화하지 말고 잠재적 가해자로 몰지 말라’는 말을 공공연히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마주한 사건은 평등한 학교, 안전한 학교를 세우는 일이 시급한 과제를 넘어 뒤늦은 과제임을 분명히 말한다”며 “이제 숨죽여 말하던 이들이 공공연하게 말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인하대에는 ‘성차별을 성차별이라 부르지 못하고’라는 제목의 대자보도 26일 등장했다. 익명의 인하대생 B씨는 대자보를 통해 “인하대는 물론 여러 대학가에서 여성이 모욕당하고 물리적·성적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최근 사건에도) 우리는 이 모든 사건을 개별화해 개인의 일탈, 숨기고 묻어야 할 오류로 치부하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학생은 “성차별은 실제로 일어난 모든 사건과 그것들을 상관하는 총체”라며 “이번 인하대 사건에서 성차별을 읽어내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성급하지 않다”고 했다.

앞서 지난 15일 새벽 인하대 캠퍼스 내 단과대학 건물에서 여학생이 같은 학교 남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준강간치사 등 혐의로 가해자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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