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예람 중사 부대서 숨진채 발견된 20대 여군, 또 괴롭힘 정황
  • 박새롬 디지털팀 기자 (lovelyheidi950303@gmail.com)
  • 승인 2022.07.2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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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 공군 20비행단서 사망한 강 하사 유서 나와

 

강 하사가 사망한 충남 서산 공군 20전투비행단 ⓒ연합뉴스
강 하사가 사망한 충남 서산 공군 20전투비행단 ⓒ연합뉴스

군인권센터는 지난 19일 충남 서산 공군 20전투비행단에서 숨진 여군 부사관 강 하사의 유서에서 부대 내 괴롭힘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27일 기자회견에서 “현장에서 발견된 강 하사 유서로 추정되는 다이어리에 적힌 내용과 기타 정황을 고려할 때 강 하사 사망 원인에 부대 내 괴롭힘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군 수사기관의 초동 대응 과정상 문제점도 확인했다”고 알렸다.

이날 공개된 강 하사 유서에는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나한테 다 뒤집어씌운다’ ‘내가 운전한 것도 아니고 상사님도 있는데 나한테 왜 그러냐’ ‘만만해 보이는 하사 하나 붙잡아 분풀이하는 중사, 꼭 나중에 그대로 돌려받아라’ 등 부대 내 부당 대우를 겪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또 ‘난 입대만 안 했어도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었을 텐데, 진짜 후회된다’ ‘내 직장이 여기가 아니었으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할 수 있었을까’ 등 비관적 감정을 느낀 듯한 글도 나왔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유서 내용을 미뤄볼 때 군 복무 중 부당한 사건 등을 겪으며 입대를 후회하고 군 생활을 비관한 것으로 보인다”며 “망인에게 부당한 처사가 있었다는 점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강 하사는 지난 19일 오전 충남 서산의 공군 20전투비행단 영내 독신자 숙소 내부 발코니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지난해 3월 임관한 강 하사는 올해로 21세였다. 20전투비행단은 지난해 5월 성추행 피해 후 사망한 고(故) 이예람 중사가 근무했던 부대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당시 숙소 거실 바닥에는 유서로 보이는 다이어리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외부 침입 흔적 등 외력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여 극단적 선택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사건 이후 파견된 공군 수사단은 민간 경찰과 군인권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 시민단체 군인권센터 등의 입회 아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강 하사 휴대전화, 컴퓨터 등 포렌식 작업은 유가족의 요청으로 국방과학연구소 대신 국립과학수사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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