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사고’ 권성동, 과거엔 비키니 사진…연이은 실축에 입지 ‘흔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7.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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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팎서 들끓는 ‘권성동 책임론’…비토 기류 확산 어쩌나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이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문자 내용 유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공무원 사적 채용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문자 논란’의 한복판에 서게 되면서, 당 내홍을 재점화했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당 안팎에선 ‘권성동 책임론’도 공공연하게 불거지고 있다.

이번 문자 파문이 권 대행의 ‘의도적 노출’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대체적인 해석은 ‘실수’라는 데 가깝다. 권 대행으로선 잇단 실책에 연거푸 고개를 숙이게 된 셈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상처 난 권 대행의 리더십이 당권 경쟁 구도를 부추길지 주목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부산·울산·경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부산·울산·경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체제, 바람 잘 날 없네”

권 대행은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불거진 문자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권 대행은 전날에도 논란에 휩싸인 직후 SNS 메시지를 통해 “제 부주의로 사적 대화 내용이 노출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권 대행이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낸 것은 불과 일주일 만이다. 권 대행은 지난 20일 자신을 둘러싼 사적 채용 논란과 관련해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고 했다.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직무대행으로 추인 받은 지 보름 만에 두 번의 대형 사고에 휩싸인 것이다.

특히 권 대행으로선 휴대전화 화면 포착으로 곤욕을 치른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권 대행은 지난 2014년에도 국정감사 현장에서 비키니를 입은 여성 사진을 검색하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된 바 있다. 이 같은 전례가 있기 때문에, 권 대행의 이번 문자 논란 역시 ‘의도가 아닌 실수’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야당의원들과 인사하는 모습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월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야당의원들과 인사하는 모습 ⓒ 연합뉴스

“윤핵관 맞나”…거세지는 ‘권성동 책임론’

잇따른 실책으로 권 대행은 리더십 위기를 마주하게 됐다. 이 대표를 향한 지지세가 강한 2030 당원 사이에선 벌써부터 권 대행에 대한 비토 기류가 감지된다. 당원 게시판엔 “한심하다,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반응이 줄 잇고 있고, ‘이준석 키즈’라 불리는 청년 정치인들도 가세해 ‘권성동 책임론’을 제기하는 중이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서의 입지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대통령과의 문자 내용을 관리 못했다는 책임론과 함께, 문자 내용 자체도 도마에 올랐다. 두 사람이 서로 극존칭을 사용하고 있어서다. 당 안팎에서 이미 파다했던 “진짜 윤핵관은 권성동이 아니다”라는 의구심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진짜 친한 사이라면 극존칭을 안 쓰지 않았겠나”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권 대행이 윤핵관 타이틀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대행의 입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7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30%대 초반에서 보합세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계층별로 볼 때 2030 지지율은 크게 하락하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런 국면에 이번 문자 논란이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다. 빠르면 금주 발표될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 대행의 리더십 위기가 부각됨에 따라, 차기 당권 주자들의 신경전도 달아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권 대행 중심의 임시 지도체제를 중단하고 조기 전당대회 개최 또는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가 들끓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번 문자 논란과 관련해 “아주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문자를 공개하는 게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권 대행을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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