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헛발질’에도 웃지 못하는 野…‘컨벤션 효과’ 못 누리나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7.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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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 D-day에도 ‘흥행 참패’ 기류 고조

여권발(發) 악재가 잇따라 부각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란 자조가 읽힌다. 여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여권에 집중돼서다. 민주당은 28일 예비경선을 시작으로 한 달 간 본격적으로 ‘전당대회 모드’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선 흥행 참패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과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까지 겹쳐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날 정치권 최대 화두는 사흘째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간 문자 파동이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내부 총질하는 당 대표”라고 언급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여당 내홍이 부각됐다. ‘권성동 대행’ 지도체제까지 휘청거리는 분위기다. 같은 날 민주당 8‧28 전당대회 예비경선이 치러지는 데도, 화제성 면에서 뒤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18일 인천시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18일 인천시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尹대통령 ‘문자파동’에 가려진 野 컷오프…‘흥행 참패’ 기록하나

민주당 전당대회 ‘흥행 참패’ 기류는 예견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당내에서도 ‘어대명’ 기류가 파다해서다.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의원들은 25명(당 대표 8명, 최고위원 17명)으로 많은 수준이지만, ‘어대명’ 기류 탓에 상대적으로 작은 체급의 후보들은 조명을 받진 못했다. 당내 97그룹(1990년대 학번 + 1970년대생)을 중심으로 ‘비명(非明) 연대’ 구축 움직임도 일었지만, 예비경선 전 후보 단일화엔 실패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친 탓에 민주당 전당대회는 2회 연속 비대면으로 치러지게 됐다. 축제 분위기를 기대했던 민주당으로선 난감한 처지다. 지난 2020년 열린 전당대회도 코로나 상황에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 기류로 흥행에 실패했다.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 역시 이재명 의원 이외에는 별다른 관심을 못 받게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전당대회 흥행 실패 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권이 ‘문자 파동’으로 흔들리고 있는 만큼, 지금이 야권으로선 중도층 민심을 사로잡을 최적의 타이밍이란 게 정치권의 주효한 평가다. 이를 위해선 여권에 쏠린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아 와야 하는데, 결정적 계기일 수 있는 전당대회가 흥행에 실패하면 그 기회를 날리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계파색 옅은 민주당 초선 의원은 시사저널에 “여당이 헛발질을 해주니 민주당 입장에선 ‘땡큐’”라면서도 “(전당대회의) 화력이 부족하다. 지금 전당대회까지 흥행하면 컨벤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계파끼리 나뉠 게 아니라, 당의 차별화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포토섹션을 마친 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포토섹션을 마친 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發 ‘내부총질’에 반사이익 못 누리나

민주당은 예비경선 이후인 8월 초부터 전당대회의 본격적 흥행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예비경선 결과에 따라 ‘친명 대 비명’ 구도가 형성되면 여론의 주목도를 환기할 수 있어서다. 다만 이 같은 구도가 여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다. 8월부터 이 의원을 둘러싼 각종 ‘사법리스크’의 수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이 기소라도 된다면, 민심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야권발(發) ‘내부 총질’도 위기 요인 중 하나다. 벌써 ‘비명계’ 의원들은 “이재명 의원이 당선되면 당이 분열될 것”(설훈 의원)이라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 의원이 기소되면 “당 대표 선출 이후에라도 당무 정지를 요구할 수 있다”(박용진 의원)는 게 비명계의 대체적인 기류다. 이 같은 분열 조짐이 오히려 정부여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려줄 수 있다는 평가다.

당장의 지지율 성적표는 긍정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역전한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 25일 발표된 KSOI조사(TBS 의뢰, 22~23일, 1002명 대상)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한 주 만에 9.0%포인트 상승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와 관련해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여야 지지율의 변곡점은 8월이 될 것”이라며 “이 의원의 ‘사법리스크’ 수사 결과와 그에 따른 당 안팎의 대응 방식을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8·28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실시한다. 8명의 당 대표 예비후보 중 3명의 최종 후보를 선별하고, 최고위원 후보는 17명 가운데 8명이 본선에 오른다. 당 대표 컷오프는 중앙위원회 위원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를 반영해 결정되며, 최고위원은 중앙위원 투표만 100%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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