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된 김민석·강병원·설훈 등도 ‘반명연대’ 지지할 듯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가 ‘박용진·이재명·강훈식’ 3명으로 추려졌다. 현재로선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당심과 민심 모두 이 의원이 우세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당내에선 이 의원을 둘러싼 ‘사법리스크’ 등을 고리로 ‘반명연대’ 움직임이 감지된다. 실제 28일 컷오프(예비경선) 이후 강훈식 의원과 박용진 의원이 본격적인 단일화 협상을 예고했다. 친문재인계, 친이낙연계,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 출생) 등이 한데 모여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28일 국회에서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열고 당대표 예비후보 8명 중 박용진·이재명·강훈식 의원 3명이 최종 후보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당권에 도전했던 김민석·이동학·강병원·박주민·설훈 후보는 예비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컷오프됐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당대표 구도가 ‘1강2약’이란 평가가 나온다. 막강한 당권 주자인 이 의원에 맞서 ‘97그룹’ 박용진, 강훈식 의원이 대항하는 구도다. 당내 지지기반이 얕은 박 의원과 강 의원이 ‘일대일(1:1)’로 이 의원을 상대하는 건 쉽지 않다. 이 경우 ’반명’ 그룹의 표심까지 갈릴 수 있다. 그렇다보니 이날 컷오프 직후 박 의원과 강 의원 모두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의원은 “원칙적으로 컷오프 이후 하자는 입장이었으니 논의를 해야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일화의 목적에 대해서는 “박 의원만 생각한다면 이 의원 견제라고 보일 수 있지만 저는 미래를 위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추후 깊게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컷오프 이후 논의하자고 했었고 저는 단일화에 대해 시종일관 열려있었고 적극적이었다”며 “빠른 시간 내에 강 의원과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변화해야 이기고 혁신해야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용 정당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과 강 의원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컷오프된 ‘친낙계’ 설훈 의원 등 당내 비명계 의원들이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구심점을 잃은 ‘친문계’ 의원들도 지지 의사를 표명할 가능성이 높다. 반명연대가 구축된다면 이 의원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대선‧지선 패배 책임론’, ‘셀프 공천 논란’도 공격 카드로 쓰일 수 있다.
다만 당심과 대중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이 의원이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야권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러나 단일화 진영이 ‘무리한 공격’을 시도, 당이 분열될 가능성을 염려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실제 반명연대 움직임에 이 의원 측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경기도 지역구의 민주당 의원은 “전당대회는 당의 비전과 미래를 두고 경쟁하는 장이지 과거나 계파, 세(勢)로 다투는 장은 아니다”라며 “건전한 경쟁은 당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과한 비판이나 네거티브는 당을 위기로 모는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반명연대와 대립각을 세우기보단 ‘통합’과 ‘승리’를 강조하며 ‘어대명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공격보단 수비에 집중하며 ‘리더’로서의 안정감을 보여주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 의원은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이 상대의 실패를 기다리는 반사이익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다시 모아 유능한 대안정당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치열한 본경선이 남았는데 최선을 다해 민주당의 발전방향을 논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계기로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고위원 자리를 두고도 ‘반명’과 ‘친명’ 그룹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는 친명계 후보인 박찬대 의원, 서영교, 장경태, 정청래 의원과 반명계 주자인 고민정, 고영인, 송갑석, 윤영찬 의원 등이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