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 ‘싸이 흠뻑쇼’ 철거 노동자 추락사에 “대한민국 현주소” 
  • 박새롬 디지털팀 기자 (lovelyheidi950303@gmail.com)
  • 승인 2022.08.0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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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가수들은 전 세계서 명성…노동자는 여전히 목숨 내놓고 일해”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한국학과 교수가 가수 싸이의 ‘흠뻑쇼’ 공연장에서 발생한 외국인 노동자의 추락사와 관련해 “역시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라며  비판했다. 

러시아 출신으로 지난 2001년 한국에 귀화한 박노자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싸이 공연장 철거 작업 중 사망한 노동자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국내 대중문화의 불공정 문제를 지적했다.

박 교수는 “싸이 같은 ‘K-가수’들은 전 세계에서 명성을 떨칠 수 있지만, 국내에서 그 공연의 물질적 인프라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그냥 과거처럼 목숨을 내놓고 위험천만한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안전사고로 유명을 달리해도 책임자 처벌 등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영화나 드라마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국내 연예계에서는 배우 상위 1%의 연평균 수입은 20억원 이상인데 하위 90%는 700만원 정도”라며 “공정의 ‘공’자도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대한민국은 여전히 불의와 격차의 사회이며 그 격차는 심화만 돼간다”고 분노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3시 53분께 강원 강릉 교동의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싸이 흠뻑쇼 무대 조명탑 철거 작업을 하던 몽골 국적 남성 A(27)씨가 약 20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이에 싸이 소속사 피네이션은 “고인은 무대 구조물을 제작하는 A외주업체에서 고용된 분”이라며 입장문을 내 고인에 대한 애도를 전했다. 

한편 시민단체 강릉시민행동은 1일 성명을 통해 “강릉시와 피네이션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당사자”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강릉시민행동은 “무대 철거가 전혀 급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위험한 철거 작업을 강행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 비판했다. 

ⓒ 박노자 제공
ⓒ 박노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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