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염, 여름철에 증가하는 이유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8.22 11:00
  • 호수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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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이 자라기 쉬운 고온다습한 환경 때문
세균성 방광염은 항생제로 치료 가능

32세 여성이 하루 전부터 소변을 볼 때마다 통증이 나타나고 자주 소변이 마려우며 소변을 참기 어려워 병원을 방문했다. 진찰 소견상 아랫배 가운데 부분을 누르면 가벼운 통증이 나타났고, 소변검사상 소변에서 백혈구가 다수 관찰됐으며, 소변 막대 검사에서 요로감염을 시사하는 소견이 나왔다. 환자는 급성 방광염 진단하에 항생제 치료를 받은 후 증상이 사라졌다.

방광염은 1년 중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방광염 환자 수는 지난 1년간 약 157만 명이었고, 이 중 여성이 약 147만 명으로 무려 93.7%를 차지했다. 월별 발생 통계를 보면 8월에 발생이 가장 많았고 7~9월도 다른 달에 비해 발생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에 방광염 발생이 증가하는 이유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세균이 자라기 쉽고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탈수됐는데도 물을 충분히 챙겨 마시지 않으면 소변량이 줄어들면서 방광염 등 요로감염의 발생 위험이 커진다.

방광염은 크게 세균성 방광염과 비감염성 방광염으로 나뉜다. 약물 복용, 방사선 치료, 화학물질 접촉, 그리고 알 수 없는 이유에 의해 비감염성 방광염이 발생할 수 있지만 방광염의 대부분은 세균성 방광염이다. 세균성 방광염은 몸 외부의 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들어가 증식해 발생하며, 가장 흔한 원인균은 대장균이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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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전돼도 처방받은 항생제 모두 복용해야

방광염이 주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성이 남성보다 요도가 짧아 요도 입구 주변의 세균이 쉽게 방광으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은 요도, 질, 항문이 가까이에 있어 대변에 있는 장내 세균들이 배변 후 요도 입구 주변으로 퍼지기 쉽다.

방광염이 생기면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끼고 소변이 자주 마려우며 소변을 참기 어렵게 된다. 또한 야간에 소변을 자주 보고 아랫배 가운데 부분을 누르면 가벼운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소변에 피가 비치거나 탁한 소변을 볼 수도 있다. 방광염이 진행돼 합병증으로 신우신염이 발생할 경우 옆구리나 등의 통증, 오한과 발열, 구역질과 구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세균성 방광염은 단기간의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처방받은 항생제를 복용하는 도중에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처방받은 기간 동안 항생제 복용을 지속해야 한다. 도중에 항생제 복용을 자의로 중단할 경우 불완전 치료로 방광염이 재발하거나 항생제 내성균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세균성 방광염이 자주 재발할 경우 다른 계열의 감수성 있는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예방적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방광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배변 후 앞쪽에서 뒤쪽으로 닦으며 성관계 후 바로 소변을 보는 것이 좋다. 소변이 마려울 때 참지 말고, 단 음료와 음주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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