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메시지’로 본 이재명에 대한 기대와 숙제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2.08.29 07:30
  • 호수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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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말’로 정리한 SWOT 분석
李 대표 향한 친명-비명 메시지 극명 대비…봉합 과제 떠안은 차기 지도부

선거는 끝나도 뜨거웠던 메시지는 남는다. 이번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당 대표 후보 8명, 최고위원 후보 17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출마 선언부터 연설, 각종 언론 인터뷰까지 당의 과거 현재 미래와 관련한 여러 ‘말’들이 쏟아졌다.

이 말들의 줄기를 쫓아가 보면, 결국 그 뿌리엔 가장 뜨거운 감자 ‘이재명’이 있었다. 후보들은 이재명의 ‘정치적 책임’에 대한 정의를 달리했고, 그를 둘러싼 ‘팬덤’과 ‘사법 리스크’에 대해 상반된 목소리를 냈다. 자신에게 던져진 화두들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대응도 때마다 화제와 논란이 됐다. 한 달여의 전당대회 가운데 쏟아진 말들을 중심으로 첫 발을 뗄 새 지도부 앞에 어떤 기대와 숙제가 놓여 있는지 살펴봤다.

<이재명 SWOT 말말말>

■ S(Strength·강점)

강한 리더십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합리적이되 강한 정당으로 만들겠다.” (07.17 출마 선언 등)

“야당은 유능하고 강해야 한다. 국회 다수당으로서 윤석열 정부 폭주를 견제하고 민생을 챙겨야 한다. 그러려면 민주당의 리더십이 확고하게 확보돼야 한다.” (08.09 CBS 당 대표 후보 토론회)

“당 대표 되면 혹시 강력한 추진력을 핑계로 마음대로 하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걱정한다. 무력으로 밀어붙인다고 지지하겠나. 성남시정, 경기도정 모두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다. 그냥 밀어붙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걸 제가 해냈다.” (08.13 부산 연설)

두터운 지지세

“전자민주주의로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하고 당원의 지위를 강화하겠다. 당과 당원 간 온·오프라인 소통시스템을 도입하겠다. 당원투표 상설화 등 소통창구를 늘리고 당원의 집단지성을 당의 의사결정에 활용하겠다.” (07.17 출마 선언)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게 정치인데, 적극적인 활동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야말로 문제다.” (07.31 대구 당원 토크쇼)


■ W(Weakness·약점)

선거 패배 책임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없다. 책임은 문제 회피가 아니라 문제 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 당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 책임지는 행동이라 믿는다.” (07.17 출마 선언)

“지금도 만나는 분들 상당수가 저를 잡고 눈물 흘리시는 경우가 많다. 지켜보는 제 심정도 매우 괴롭다. 또 지는 선거를 하고 싶지 않다. 역사적인 책무와 책임감이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08.03 기자 간담회)

실언·도덕성 논란

“저학력·저소득층에서 국민의힘 지지가 많다”(07.29 유튜브 라이브)

“의원 욕하는 플랫폼을 만들자” (07.31 지지자와의 만남)

→ “발언 일부를 가지고 취지를 왜곡하고 침소봉대해 말하기가 불편하고 힘들다.”

→ “강연 중에 재밌으라고 좀 한 발언인데 과장된 표현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앞으로 좀 더 신중하도록 하겠다.”


■ O(Opportunities·기회)

윤석열 정부 낮은 지지율

“윤석열 정부의 국유재산 민영화는 소수 특권층 배불리기다. 기획재정부가 일방적으로 국유재산 팔지 못하도록 국유재산법 개정 추진하겠다. 무능·무책임·무대책 3무 정권의 거꾸로 된 민생대책 바로잡고 해법을 만들겠다.” (08.10 페이스북)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겨냥해) 누가 ‘부동산 값 안정된 게 성과라고 하던데, 뭐 했는데’라고 지적하더라” (08.22 지지자와의 만남)


■ T(Threats·위협)

사법 리스크

“국민의힘이 고발하고 국민의힘의 고발에 따라 수사하는 것은 ‘사법 리스크’라고 표현하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 국민의힘과 검경의 공격적 언어를 우리 안에서 듣는 것이 안타깝다. 먼지 털듯 십수 년간 계속 털고 있는데, 팩트가 없지 않는가.” (08.03 기자 간담회)

“(개정 논쟁이 벌어진) 당헌 80조 조항엔 ‘부정부패를 저지른 경우’라고 돼 있는데, 제가 돈 받은 일이 있나. 아무 해당이 없다. 저 때문에 개정하는 것이 아니다” (08.09 CBS 당 대표 후보 토론회)

계파 갈등

“사당화 우려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민주당은 이미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공당이다. 왜 내 편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제하고 불이익 주겠나. ‘지금까지 그랬으니까 이재명도 그러겠지’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이재명은 다르다. 달라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08.03 기자 간담회)


<주요 사안에 대한 친명 대 비명 후보들의 말말말>

정청래

“당헌 제80조 폐지하라. 일개 검사의 정치적 기소로 당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 폐지를 위해 차기 지도부에서 논의하겠다.” (08.11 페이스북)

“‘민주당은 윤석열과 싸워야지 이재명과 싸우려 하느냐’고 당원들이 말한다. 국민의힘은 자기 편 풀어 달라 하는데 왜 민주당은 자기 편 잡아가라 하나.” (08.20 전북 연설)

vs 박용진

“당헌 80조는 개인 리스크가 당 전체 리스크로 번져나가는 일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나만 살고 당은 죽이는 자생당사 사당화 노선이다.” (08.06 강원 연설)

“한쪽 계파가 다 먹고 당헌·강령도 마음대로 뒤집고, 꿩 먹고 알 먹고 국물까지 독식한다면 당은 민주주의의 위기 한가운데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08.21 전남 연설)


박찬대

“민주당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약화된 민주당의 리더십은 이재명과 함께 올곧게 세울 수 있다.” (07.14 출마 선언)

“친명계는 계파가 아니다. 이재명이라는 큰 일꾼을 돕기 위해 모인 것이다. 큰 나무 밑 그늘은 누구에게도 열려 있다.” (08.08 본지 인터뷰)

vs설훈

“민주당은 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했지만 반성도 혁신도 없이 책임회피만 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무능으로 민생이 파탄 지경인데 함께 맞서 싸우려는 의지도 없다.” (07.17 출마 선언)

"이재명이 당 대표가 돼 총선 공천권을 갖게 되면 공천 학살 이상의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당은 분열 사태가 올 것이다." (07.17 본지 인터뷰)


장경태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를 제기하는 분들은 민주당원이 맞는지 묻고 싶다. 지레짐작해 정치 공세를 펼치는 건 있어서 안 된다.” (08.03 본지 인터뷰)

“팬덤이 없는 정치인은 무관심한 정치를 하는 것과 같다. 소통 구조를 넓히면 다양한 목소리가 논의들이 충분히 정화될 것이다." (08.03 본지 인터뷰)

vs 윤영찬

“이재명에 대한 도덕적 이슈는 지난 대선에서도 승리의 걸림돌이었다. 이 문제는 반드시 클리어해져야 한다.” (08.08 본지 인터뷰)

“처참하게 낮은 전당대회 투표율은 지금의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 불신이자 마지막 경고다. 우리가 병들어 있다는 증거다.” (08.22 후보 사퇴 기자회견)


서영교

“절대 물러서지 않은 추진력으로 정치혁신과 검찰개혁 이뤄내겠다. ‘강력한 민주당’으로 윤석열 정부의 독선과 무능을 저지하겠다.” (07.10 출마 선언)

"이재명을 중심으로 뭉쳐 강한 민주당이 돼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失政)과 비리에 단호히 대처하려면 세력을 하나로 확실히 집중해야 한다." (08.10 본지 인터뷰)

vs 송갑석

“검찰 개혁·언론 개혁 과정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 당과 민심의 괴리가 커지고 국민의 피로감은 증폭됐으며 정쟁만 부각됐다." (07.13 출마 선언)

“대여 투쟁은 반보 뒤로하고 대신 민생을 위해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2년 뒤 총선 승리를 위한 터닝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 (08.09 본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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