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처가 의혹’ 수사 경찰도 취임식에…“연결고리는 김건희 여사”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9.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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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청룡봉사상 수상자 자격’ 해명했지만 파장 커져
대통령실은 “명단 없어 확인 어렵다” 모르쇠, 野 강력 반발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서 졸업생의 경례에 거수경례로 답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동행한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서 졸업생의 경례에 거수경례로 답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행사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처가와 관련한 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관이 지난 5월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일고 있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가 연루된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을 누가, 어떤 이유로 초청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야당이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1일 뉴스버스에 따르면, 경기 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수사대 소속 A 경위는 지난 5월10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A 경위는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아무개씨와 김 여사, 처남 등이 연루된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수사를 맡은 인물이다. 

해당 의혹은 윤 대통령 장모와 처남 등이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ESI&D)가 경기도 양평 공흥지구 개발을 인허가하는 과정에서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고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것으로, 9개월째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행정안전부 취임행사 실무추진단은 A 경위 초청을 위해 경기남부청 반부패경제수사대장 앞으로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A 경위만 특정됐다고 한다. 행안부가 윤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 수사 담당자를 '콕' 집어 취임식 참석을 요구한 셈이다.   

논란이 커지자 행안부와 경찰 측은 A 경위가 청룡봉사상을 받은 이력으로 취임식에 초청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룡봉사상을 받은 4명 가운데 A 경위를 제외한 1명은 전혀 다른 이유로 초청됐고, 나머지 2명은 아예 초청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의구심은 더 커졌다. 

대통령실은 전날 해당 논란에 대해 "전체 (취임식) 초청자 명단은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실제 그분(경찰관)이 초청받아 참석했는지 여부를 저희가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선후보의 장모 최은순씨가 1월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불법 요양병원 운영 관련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시사저널 임준선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지난 1월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불법 요양병원 운영 관련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인물이나 복수의 극우 유튜버, 장모의 잔고 위조 공범에 이어 A 경위까지 '수상한' 참석자가 대거 모인 것으로 드러난 취임식 추진 과정 등 전모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수사 대상인 김건희 여사의 경찰을 향한 권력 과시, 너무 노골적인 것 아닌가"라며 "누구라도 부담과 압박을 느꼈을 상황"이라고 직격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경찰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고 단독으로 졸업생들과 간담회를 가진 김 여사의 행보가 부적절하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비판했다.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을 지냈던 조오섭 의원도 "해당 보도가 사실이라면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한 초대"라며 "대통령의 부인과 장모가 각종 의혹에 휘말려 경찰이 수사 중인 것도 국가적 망신인데, 취임식에 담당 수사 경찰관을 초청하는 것은 누가 봐도 회유와 협박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 처가 담당 수사 경찰관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대통령실의 무능이고 알고 있었다면 이는 명백한 외압"이라며 "윤 대통령의 가짜 공정과 가짜 정의의 민낯, 도대체 그 끝은 어디까지입니까"라고 물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윤 대통령의 처가를 수사하는 경찰관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은 이유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느냐"며 "김건희 여사의 지시가 아니고는 (해당 경찰관이) 초청될 리 만무하다.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된 수상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고 이들 모두 김 여사와 관련돼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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