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강도살인’ 21년만의 사죄…“언젠간 죄 받을 줄 알아”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2.09.0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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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이정학 강도살인 혐의로 檢 구속송치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죄송”
2001년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에서 권총 강도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검거된 이승만이 2일 오전 대전 동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기 전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001년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에서 권총 강도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검거된 이승만이 2일 오전 대전 동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기 전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1년만에 검거된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인 이승만(52)과 이정학(51)이 검찰로 송치됐다. 이들은 “진심으로 죄송하다” “죽고 싶은 심정이다” 등의 소회를 남겼다.

대전경찰청은 2일 오전 9시 강도살인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되는 이승만과 이정학의 모습을 각각 대전 동부·둔산경찰서 포토라인에서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먼저 해당 사건의 계획 및 총기 발포 등 실행 혐의를 받는 이승만은 이날 대전 동부경찰서 포토라인에서 “저로 인해 피해를 받으신 경찰관 분, 운명을 달리하신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사죄했다.

이어 이승만은 ‘21년만에 검거된 심정이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지금 죽고 싶은 심정밖에는 없다”면서 “언젠가 제가 지은 죄를 받을 줄 알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완전범죄를 꿈꾼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아니다”라며 “죄송하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발언했다.

지난 2001년 12월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 중 하나인 이정학(51)이 포승줄에 묶인 채 2일 오전 대전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01년 12월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 중 하나인 이정학(51)이 포승줄에 묶인 채 2일 오전 대전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시각 공범 이정학 역시 대전 둔산경찰서 포토라인에서 ‘피해자 유가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깊이 사죄드린다”고 언급했다. 다만 ‘잡히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이렇다할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호송차량에 탑승했다.

이승만과 이정학은 지난 2001년 12월21일 벌어진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들이다. 이들은 범행 당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의 국민은행 충청지역본부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은행 관계자 3명이 현금 가방을 옮기는 순간을 습격, 38구경 권총으로 은행 출납 과장이던 김아무개(당시 45세)씨를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을 탈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승만은 김씨에게 권총을 쏜 혐의를, 이정학은 범행 과정에서 현금가방을 탈취해 범행에 쓰인 승용차로 옮긴 혐의를 각각 받는다.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범행 약 2개월전인 2001년 10월15일 순찰중인 경찰관으로부터 빼앗은 것이다. 이들은 범행에 사용할 총기를 구하고자 당시 자정쯤 대덕구 비래동 골목길을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량으로 들이받은 후 권총을 탈취했다.

수십 년간 미제로 남았던 해당 사건은 2017년 10월에 들어 전환점을 맞았다. 과학수사의 발전으로 당시 범행에 사용된 차량안에 있던 마스크, 손수건 등 유류품에서 DNA가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충북 지역의 한 불법 게임장에서 채취한 DNA와 해당 DNA간의 동일성을 확인했다. 이후 5년 간 게임장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온 결과 지난 달 25일 이승만과 이정학을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30일 대전경찰청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신상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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