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전남권 농어업 피해 우려 현실화…피해 속출
  • 정성환·박칠석·배윤영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9.0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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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피해 없지만 작물 266㏊ 쓰러지고 23㏊ 잠겨…양식장·염전도 파손
김영록 전남지사 “아주 작은 피해라도 철저히 조사해 보상 받도록 해야”
태풍 힌남노로 도복된 해남 북일면 신월리 벼 논 모습 ⓒ해남군
태풍 '힌남노'로 도복된 해남 북일면 신월리 벼 논 모습 ⓒ해남군

강한 비와 바람을 몰고 온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전남지역에 인명 피해는 남기지 않고 지나갔지만 농어업 피해에 대한 우려는 현실화됐다. 전남지역 농가와 어가 곳곳에서 도복(쓰러짐)과 낙과 등 피해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향후 현장 조사와 손해평가 결과에 따라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6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태풍 힌남노에 따른 도내 인명피해는 한 건도 없으며 재산과 농어업 피해만 집계되고 있다. 신안 흑산면·여수 돌산읍·완도 보길면의 어항시설 등 공공시설 일부가 파손됐고, 목포 등 13개 시군 1만1919가구에서 정전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태풍으로 전남지역 농경지 266㏊ 면적에서 작물이 비나 바람에 쓰러지는 ‘도복’ 피해가 발생했다. 작물별 도복 피해 면적은 벼 228㏊, 대파 30㏊, 배추 8㏊ 등으로 집계됐다. 시·군별로는 진도 70㏊, 순천과 해남 각 45㏊, 고흥 40㏊, 보성 35㏊, 구례 30㏊ 등이다. 대파 농경지 30㏊ 피해가 난 진도에서는 생산량 10∼30% 감소가 우려된다. 해남 배추(8㏊)는 정식 이후 뿌리가 활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집계된 농경지 8㏊가 전부 배추밭인 해남에서는 정식 이후 뿌리가 활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태풍이 지나가면서 도복 피해로 이어졌다. 빗물에 잠긴 농경지 면적은 고흥과 순천 각 10㏊, 여수 3㏊ 등 합산 23㏊로 확인됐다.

수확을 앞둔 과수농가도 낙과 피해를 봤다. 순천 50㏊, 보성 30㏊, 영광 13㏊, 고흥 7㏊, 구례와 해남 각 1㏊ 면적에서 과일 떨어짐이 발생했다. 총 낙과 피해 102㏊(순천 50㏊, 보성 30㏊, 영광 13㏊ 등)는 전체 재배면적 1만5099㏊의 약 0.68%에 해당한다. 순천 낙안과 보성 별교는 전체 배 재배면적의 20~25%에서 낙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산 분야는 여수 2곳(굴·홍합), 완도 1곳(전복) 등 양식장 3곳에서 피해가 드러났다. 신안 8어가, 영광 4어가, 무안 3어가 등 도내 염전 15어가의 소금창고 파손 등 피해도 집계됐다. 양식장과 염전에서 발생한 재산피해는 합산 1억100만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전남도가 파악한 농어업 분야 피해는 오전 8시 집계 기준이다. 추가로 이어지는 현장 조사와 손해평가 결과에 따라 피해 규모는 커질 수 있다. 전남도는 피해 농가에 복구 인력을 지원하고, 폐사체 처리 등 수산양식 피해 어민을 도울 방침이다.

앞서 이날 오전 전남에는 최대 풍속 40~43㎧의 바람과 평균 강수량 30.5㎜의 비가 내렸다. 지점별로는 광양 83.2㎜, 여수 66.9㎜, 구례 55.2㎜, 함평 14.5㎜ 등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인해 대파 도복 피해를 입은 진도군 고군면 지막리를 찾아 피해 현황을 청취하고 농업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진도 대파(30㏊)는 이번 태풍 도복으로 인해 10~30%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전남도​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인해 대파 도복 피해를 입은 진도군 고군면 지막리를 찾아 피해 현황을 청취하고 농업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진도 대파(30㏊)는 이번 태풍 도복으로 인해 10~30%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전남도​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오전,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회의를 주재한 후 곧바로 진도군 고군면 대파 쓰러짐 피해 현장을 살폈다. 앞서 김 지사는 회의에서 “유관기관이 함께 선제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이제는 피해조사와 신속 복구에 최선을 다해야 할 시점”이라며 응급 복구에 군경의 협조를 요청했다.

또 “피해조사는 도민 한분 한분의 입장에 서서 아주 작은 피해도 철저히 조사해 보상을 받도록 해야 한다”며 “수산생물 피해는 하루 이틀이 지나 피해가 커질 수 있으므로 지켜보면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이날 회의가 끝난 직후 도·시군 공무원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피해 상황 조사와 신속한 피해 복구에 착수했다. 피해 현장에는 도·시군 공무원은 물론 군부대 경찰 소방 자원봉사 등 1만 7000여명의 인력과, 덤프·굴삭기·청소차 등 526대의 복구 장비를 투입해 도민 생활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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