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해체” vs “소녀상 보호”…보수·반일단체 심야 충돌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2.09.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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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연대, 소녀상 앞 기습 집회로 반일행동과 4시간 대치…1명 탈진
11일 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주위에서 정의기억연대 해체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려던 신자유연대 회원들이 소녀상을 지키고 있던 반일행동 관계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주위에서 정의기억연대 해체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려던 신자유연대 회원들이 소녀상을 지키고 있던 반일행동 관계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보수단체와 반일 단체 간 심야 충돌이 발생했다. 보수단체가 '정의기억연대 해체'를 요구하며 기습 시위에 나서자, 반일 단체에서 맞대응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1명이 탈진해 병원으로 실려 가기도 했다.

보수단체 '신자유연대' 회원들은 지난 11일 밤 10시경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 정의기억연대 해체 등을 요구하는 기습 집회를 열었다. 앞서 정의기억연대는 이사장이었던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기부금 유용과 회계 부정 의혹 등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해당 집회가 열리자 소녀상을 지키고 있던 '반일행동' 측은 "이들이 소녀상에 위해를 가하려 한다"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후 두 단체 간 몸싸움이 벌어져, 이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또 소식을 접한 각종 진보·보수 유튜버들도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두 단체의 충돌은 12일 오전 2시10분까지 이어졌다.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가 소녀상 인근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반일행동이 이를 막는 대치 상황이 장시간 계속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 중 1명이 탈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두 단체 사이에 경찰저지선(폴리스라인)을 설치해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떼어놨다. 하지만 두 단체는 서로 집회용 스피커 볼륨을 키우며 '육성 공격'으로 대신했다. 이에 인근 주민들과 숙박시설에 있던 시민들도 거리로 나와 불편을 호소했다.

신자유연대 관계자는 "집회 신고 후순위단체(반일행동)가 자리를 비운 사이 선순위단체인 우리가 집회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경찰이 시간을 끌다가 집회 보호 요청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경찰이 직무유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두 단체 모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현장 모습을 채증한 상태다. 경찰은 추후 단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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