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정치’ 재개한 유승민, ‘당 대표’ 출마 포석?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9.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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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시사했지만…페이스북 통해 사회·경제·외교 적극적 제언
친이준석계 일각 “전대 출마하면 ‘2030 당심’ 劉 향할 것”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4월6일 여의도 한 카페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4월6일 여의도 한 카페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정계 은퇴를 시사했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동태가 심상치 않다. 최근 SNS를 통해 정치, 경제, 외교 현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면서다. 유 전 의원은 잠행을 깨고 공중파 방송 출연도 예고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제명 위기로 구심점을 잃은 친이준석계 의원들도 유 전 의원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권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이 차기 전당대회를 기점 삼아 정계 복귀 무대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尹정부 때리고 이준석 옹호…은퇴 백지화?

유 전 의원은 지난 4월22일 정계 은퇴를 시사했다. 대선에 이어 경기도지사 경선에서까지 패하면서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바보처럼 또 졌다”며 “권력의 뒤끝이 대단하다.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자객의 칼에 맞았지만, 장수가 전쟁터에서 쓰러진 건 영광”이라며 “여기가 멈출 곳”이라고 적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3월29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도 “대선이 끝나면 정계를 떠날 생각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유 전 의원은 조용한 5월을 보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전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기간 소수의 지인을 제외하고는 연락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았다. 여권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의 ‘은퇴 플랜’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의 잠행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5월28일 페이스북에 저서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를 올리면서 다시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 전 의원은 이후 서울,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북 콘서트를 개최했다.

특히 6월11일 서울 강남에서 개최한 북 콘서트는 정치인들로 붐볐다. 유 전 의원이 만든 바른정당 출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김세연 전 의원, 오신환 전 의원 등이 행사장을 찾아 유 전 의원을 응원했다. 당시만 해도 북 콘서트가 유 전 의원의 ‘작은 은퇴무대’일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인생 2막을 열기 전, 지지자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었다.

이후 유 전 의원의 은퇴가 백지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책과 관련된 글만 올리던 유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하면서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8월4일 “윤석열 대통령은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만나야 한다” ▲8월5일 “윤 대통령이 결국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패싱했다” ▲8월17일 “대통령의 생각, 말, 태도가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사회, 경제 현안과 관련해 제언하기도 했다. 그는 ▲8월22일 “수원 세 모녀, 송파 세 모녀의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8월23일 “한·중관계를 근원적으로 성찰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적었다.

유 전 의원은 코너에 몰린 이준석 전 대표의 우군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는 8월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비대위 유지, 이 대표 추가 징계라는 의총의 결론은 국민과 민심에 정면으로 대드는 한심한 짓”이라며 “윤핵관들은 조폭처럼 굴지 말고 물러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모든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당정이 새 출발을 하도록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승민 전 의원 페이스북
ⓒ유승민 전 의원 페이스북

친이계 일각 “복귀하면 ‘2030 당심’ 劉 향할 것”

유 전 의원의 ‘SNS 정치’는 최근 들어 더 활발해진 모양새다. 지난 14~17일 유 전 의원은 ‘1일 1게시물’을 올리며 사회, 정치, 경제 현안에 목소리를 냈다. 유 전 의원은 SNS를 넘어 지상파 방송에도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22일 KBS 정치 토론 프로그램 《더 라이브》에 출연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와 당내 상황에 대한 입장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여권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이 본격적으로 정치 재기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 위기로 ‘구심점’을 잃은 친이준석계에서 유 전 의원의 동태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당 대표 출마를 시사한 안철수 의원의 대항마로 유 전 의원을 지목하는 의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유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예단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유 전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힌다면 당내 지지세력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심에게 밀려 패배한) 지난 경기도지사 경선 때와는 당내 상황도 다르다”며 “특히 이준석 전 대표가 끌어모은 2030 젊은 당원들이 유 전 의원에게 큰 호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로 유 전 의원이 가장 적합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10일 발표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23.6%의 응답을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안철수 의원이 12.3%, 이준석 전 대표가 11.8%를 차지했다. 여론조사는 MBC 의뢰에 따라 전국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실시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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