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는 언제 벗나?…코로나 ‘출구전략’ 변수는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2.09.21 14: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상 전환 논의 속도…남은 방역조치도 실효성 지적
정부가 실외마스크 의무의 완전 해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 및 관광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현재 50인 이상의 행사·집회 등 밀집도가 높은 야외 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실외마스크 의무의 완전 해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 및 관광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현재 50인 이상의 행사·집회 등 밀집도가 높은 야외 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유행이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출구전략' 논의에도 재시동이 걸렸다. 기존의 방역 지침을 완화하고 일상적인 감염병 대응체계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는 전문가들의 제언에 방역당국의 출구전략 논의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실내 마스크까지 벗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은 언제일까. 여러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멀티데믹'과 코로나 7차 재유행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변수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의 "끝이 보인다"고 언급하면서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기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또한 "이제 일상 전환 논의가 필요한 시기로 전 세계적 흐름에 뒤처져서는 안된다"면서 일상 전환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했다. 실내 마스크 해제 등은 시기상조라는 일각의 주장도 있지만, 최근 일률적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없이 코로나19 재유행이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도 방역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엄격한 방역정책을 추진해온 국가로 꼽힌다. 초기에 개인정보 노출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확진자들의 동선을 공개했고, 출입명부 작성 의무화 등도 시행했다.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도 이달 초에서야 폐지됐다. 지난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50인 이상의 실외 행사·집회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입국 후 1일 내 PCR(유전자증폭) 검사 의무도 곧 없앨 전망이다. 또 교육·발달상 부작용을 고려해 영유아부터 순차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재 유지 중인 방역조치들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실외 마스크 착용의 경우 50인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스포츠 경기장에서 음식 섭취가 가능해진 상황에 인원 제한에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또한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식당 들어갈 때 끼고 들어가자마자 벗고 떠드는데 무슨 의미가 있나" "실내든 실외든 의무화 해제해도 쓸 사람들은 다 쓴다" "식당, 카페는 실내 마스크 해제나 다름 없다" 등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글들을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방역당국이 올해 가을·겨울에 코로나19와 계절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올해 가을·겨울에 코로나19와 계절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순차적인 방역 해제가 답이라고 제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율 마스크 착용 체제로 가는 방향이 맞다"면서 "환기가 잘되는 백화점, 쇼핑몰, 관공서 등 저위험시설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식당 출입시 마스크를 쓰고 가장 감염 위험이 높은 식사 도중 마스크를 벗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고 비과학적인 방역조치"라면서 "착용 의무를 해제하더라도 감염된 적이 없거나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은 스스로 판단해 쓸 것"이라고 말했다. 

'멀티데믹' 우려가 있음에도 병원이나 요양시설 등 감염위험시설을 제외하고는 마스크 착용 자율화는 시행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천 교수는 "멀티데믹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빠른 진단과 처방으로 중증화,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지 마스크 착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발열이 있더라도 마스크를 쓴 채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독감 진단 키트를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코로나 이전으로 의료현장 시스템을 되돌려야 멀티데믹으로 피해를 보는 환자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