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만 벤치로? ‘주전 공격수’ 자처하는 권성동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9.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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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尹대통령 ‘비속어 논란’에 SNS 통해 연일 변호
장제원 침묵 속…여권 일각 “‘윤핵관’ 분화해” 관측도

“이것은 ‘대국민 보이스 피싱’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MBC가 미끼를 만들고 민주당이 낚시를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권 의원은 “MBC는 대통령의 발언에 악의적인 자막을 입혀 사실을 왜곡·조작했다”며 “정언유착이라는 말도 아깝다. ‘정언공범’”이라고 비판했다.

원내대표를 사퇴한 권 의원이 야당과 언론을 연일 맹비난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비속어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다. 반면 권 의원과 같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렸던 장제원 의원은 침묵하고 있다. ‘윤핵관 책임론’ 끝에 장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한 사이, 권 의원의 행보는 되레 더 활발해진 모양새다.

내홍설에 휩싸였던 장제원(왼쪽)·권성동 의원이 7월15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한 뒤 나오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장제원(왼쪽)·권성동 의원이 7월15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한 뒤 나오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권성동, 원내대표직 내려온 후 SNS에 연일 논평

권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부터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주로 원내대책회의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본인이 발언한 내용을 공유했다. 그러나 ‘주호영 비대위’가 좌초되며 당 일각에서 ‘윤핵관 책임론’이 일었고, 결국 권 의원은 지난 8일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았다.

다만 평의원이 된 이후에도 권 의원의 발화량은 줄지 않는 모습이다. 9월 들어 권 의원은 SNS에 연일 정치 논평을 게시하고 있다. 권 의원은 본인 논평 중 핵심 문구는 이미지로 따로 제작해 올리면서 ‘공유’를 유도하는 모습이다. 최근 논평의 주된 주제는 야당과 언론 비판이다. 윤 대통령을 둘러싼 ‘비속어 논란’이 가열되자, 이를 변호하는 과정에서 거친 언변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권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2008년 광우병 조작선동이 있었다”며 “당시 MBC는 명백한 거짓말로 나라를 뒤집어 놓았다”고 했다. 이어 “이때 야당과 좌파언론은 교훈을 얻었다. 조작 선동의 효능이다”며 “야당과 좌파 언론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을 제2의 광우병 조작선동의 기회로 이용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촉구한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MBC의 조작 선동에 엄정 대응하라”고 덧붙였다.

 

장제원, 현안 관련 비평無…‘윤핵관’ 노선 갈렸나 

권 의원이 적극적인 ‘친윤’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같은 ‘윤핵관’으로 분류됐던 장제원 의원은 침묵하는 모습이다. 장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히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당내에서 제기된 ‘윤핵관 책임론’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 장 의원은 9월 들어 중앙 정치와 관련한 발언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그 전까지 윤석열 정부의 ‘방패’라 불리며, 언론 앞에서 대통령과 정부를 변호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대신 부산 지역구에서 머물며 지역 현안을 챙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윤핵관’의 분화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호형호제하던 두 의원이 전혀 다른 노선을 걷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권 일각에선 장 의원이 차기 지도부 진입 욕심을 내려놓은 반면, 권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여당에서 ‘친윤’이 아닌 의원이 과연 있겠나. 모두 정부를 응원하는 마음은 같다”면서도 “때론 정부에 고언을 하는 것도 여당의 역할인데, 너무 과하게 정부를 비호하면 ‘윤핵관’ 논란이 다시 소환될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비대위가 불안정한)에선 당 메시지가 지도부 단일 채널로 나가야 한다. ‘개인플레이’가 돋보이면 당에 혼란이 가중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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