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이 ‘뒷배’?…‘文 조사요구’에 분노한 ‘친문’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10.0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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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 두고…野, ‘국면 전환용 정치탄압’ 규정
尹대통령 사과·감사원장 사퇴 요구…“후안무치, 목불인견”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2년 8월29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의 예방을 받고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2년 8월29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의 예방을 받고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치탄압 중단하라.’

국정감사 첫날인 4일 국회 로텐더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 같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도열했다.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에 ‘서면조사’를 통보한 것에 반발해 규탄시위를 연 것이다. 이들은 정부와 여당이 전 정권과 야당을 탄압하려 한다며 ‘뒷배’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정부에 강력하게 경고한다.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사적이익을 위해서 남용하다가 과거 정권들이 어떠한 결말을 맞았는지 지난 역사를 꼭 되돌아보기를 바란다”며 “지금 휘두르는 칼날이 결국 스스로에게 되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과 외교라인이 빚은 참사 국면을 어떻게든 전환해보려고 문 전 대통령까지 겨냥하고, 조율도 안 된 정부조직법 개정도 거론한 것을 보면서 정권의 행태가 후안무치, 목불인견이라고 느끼는 것은 저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친문재인계 의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이들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요구에 ‘윗선’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감사원에 전 대통령 감사를 압박한 ‘숨은 권력’이 있다는 의심이다. 직접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대통령실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규탄문을 통해 “헤아릴 수 없는 정권의 무능을 ‘문재인 죽이기’, ‘이재명 죽이기’로 가리려는 정권의 계획은 필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사과와 최재해 감사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홍영표 의원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정권의 망나니 칼춤이 문재인 대통령을 겨눴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자신의 무능을 조작으로 덮으려던 군사독재정권을 그대로 빼다박았다. 명백한 정치탄압이자 보복”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왜곡과 조작으로 점철된 정치보복에 단호하게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전해철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정부의 문재인정부에 대한 무리한 정치보복 의지가 명확해지고 있다”며 “전(前)정부의 정책과 결정을 공격하기 위해 전임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는 불순한 의도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외교 참사·거짓말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수사가 이뤄지고 문제가 드러나면 ‘그럴 수 있지’라고 국민도 끄덕일 수 있는 대목이 생기는데 지금은 너무 갑작스럽게 무엇을 근거로 저렇게 하는지조차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 서면조사가 들어가 있다”며 “선거 기간에도 정치보복이라는 것에 긍정했던 윤석열 대통령이다. 지금 그것을 실현해내고 있는 게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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