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숫자로 보는 ‘2022년 캠퍼스 성범죄’ 실태
  • 박성의·조문희·변문우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10.0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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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캠퍼스 성범죄 보고서③]
가장 많은 성범죄 유형 언어‧신체의 성희롱 47.50%
가해자 10명 중 학생은 6명, 교수 3명, 교직원 1명

1200건, 지난 5년간 한국 대학에서 벌어진 성범죄 건수다. 밝혀지지 않았거나, 신고하지 않은 사건까지 고려하면 그 실태는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지성의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교, 그러나 이곳 역시 ‘성범죄 안전지대’는 아닌 셈이다. 

시사저널은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교육부와 경찰청 자료 등을 바탕으로 ‘2022년 캠퍼스 성범죄 실태’를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했다.

ⓒ시사저널 양선영
ⓒ시사저널 양선영

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포항시남구울릉군)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7) 전국 대학에서 1200건의 성범죄가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18년 321건 △2019년 348건 △2020년 196건 △2021년 215건 △2022년 120건이었다.

2020년에는 성범죄 건수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는데, 코로나 펜데믹으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된 영향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대면 수업과 동아리 모임 등이 재개되면서, 성범죄도 다시금 증가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대학 내 성범죄 건수도 200건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 내 성 비위 유형으로는 언어‧신체의 성희롱이 570건(47.50%)으로 가장 많았다. 회식 자리에서 교수가 학생에게 부적절한 농담을 하거나, 2학년 선배가 단체 채팅방에서 후배를 희롱하는 등의 경우다. 성추행과 성폭력도 각각 316건(26.33%)과 242건(20.17%)에 달했다. 불법촬영을 포함한 디지털 성범죄도 35건(2.92%) 발생하며 주요 범죄 유형으로 부상했다. 최근 논란이 된 스토킹의 경우 총 13건으로, 강력범죄로 번질 수 있는 주거 침입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해자와 피해자 유형을 분석한 결과, 인하대 성폭행 살인 사건처럼 학생 간 캠퍼스 성범죄가 714건으로 가장 빈번했다. 학생이 가해자인 경우가 62.0%(744건)로 가장 많았으며, 교수가 범죄를 저지른 경우도 25.75%(309건)를 차지했다. 이외 교직원(9.0%, 108건)이 가해자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타교 직원이나 외주업체 직원 등 학사 관련 종사자가 아닌 경우(1.58%, 19건)도 있었다.

피해자 역시 가해자와 마찬가지로 학생인 비율이 87.25%(1047건)로 압도적 수치를 기록했다. 교직원이 성범죄를 당한 사례도 75건(6.25%)으로 나타났다. 다만 교수가 학생으로부터 언어적‧신체적 성희롱 등을 당한 사례도 42건(3.50%) 발생했다.

대학 내 성범죄 문제는 ‘인권센터’가 총괄한다. 그러나 인권센터장에 전문성이 결여된 교수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 현황’(9월1일 기준, 국내 4년제 및 전문대학 295교 대상)에 따르면, 상담·심리학이나 여성학 등 관련 전공자를 상담센터장으로 임명한 대학은 7.12%(21개교)에 그쳤다. 여성 복지나 상담 등을 부수적으로 전공한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임명한 대학(22개교)을 합치더라도, 성평등 상담 관련 전공교수가 센터장으로 있는 학교는 14.58%(43개교)에 불과했다. 특히 성평등센터장의 전공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상담학과 무관한 이공계 12.54%(37개교)로 나타났다.

이외에 담당 교수의 전공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간호·물리치료학과로 11.53%(34개교) △체육이나 음악, 연기 등 예·체능학과 8.81%(26개교) △종교·철학 9.83%(29개교) △법대 6.78%(20개교) △경영·경제 6.10%(18개교) △교육대 5.42%(16개교) △유아교육 4.41%(13개교) △사학과 등 인문계열 3.73%(11개교) △사회과학계열 1.69%(5개교) △의예 0.34%(1개교) △조리과 등 기타 학과 3.39%(10개교)였다. 교수가 아닌 일반행정직원이 센터장으로 있는 학교는 9.83%(29개교)였으며, 아예 전담기구가 설치되지 않은 학교도 4곳이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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