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감사’ 논란 이어 ‘子원전 주식 보유’ 의혹에…유병호, 사퇴 기로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2.10.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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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감사위 의결’ 보도가 허위? 감사원장과 말 달라”
野, 유병호 자녀 ‘원전 주식 보유’ 논란 비판도…“사퇴해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른바 ‘하명 문자’ 논란에 휩싸인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소통은 정상적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야권의 반발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유 총장 자녀의 ‘원전 주식 보유’ 논란까지 제기하며 유 총장에게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다.

유 총장은 11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 문자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틀간 연이어 대화가 이어져 ‘또’라는 표현을 썼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유 총장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감사위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서도 “감사원 규정과 역사, 관행에 비춰봤을 때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반발했다. 유 총장이 감사의 적법한 규정을 왜곡해 해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유 총장의 답변 태도까지 문제삼았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과정에서 “감사원장과 사무총장의 말이 다르다”며 “감사원장은 기본적으로 의결 사안이 아닌 자기 권한이라는 취지이고, 사무총장은 의결하지 않은 것이 허위 내용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총장이 ‘아닙니다, 의원님’이라며 말을 끊자, 박 의원은 “가만히 계세요!”라고 소리쳤다. 박 의원은 책상을 내리친 뒤 12초간 유 총장을 째려보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후 질의 과정에서도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의 말은 옆에 앉아 있는 유 총장이 한 말”이라며 “사무총장의 인격이 이 정도다. 스스로 창피해서 누구라고 말을 못하는 것”이라고 유 총장을 저격했다.

기동민 간사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감사원 국정감사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감사위원 전원 출석,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의 출석, 감사원 제출 거부 자료의 완전한 제출 등을 요구하고있다. 왼쪽부터 김의겸, 박범계, 김승원, 이탄희, 권칠승, 권인숙, 기동민 의원 ⓒ연합뉴스
기동민 간사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감사원 국정감사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감사위원 전원 출석,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의 출석, 감사원 제출 거부 자료의 완전한 제출 등을 요구하고있다. 왼쪽부터 김의겸, 박범계, 김승원, 이탄희, 권칠승, 권인숙, 기동민 의원 ⓒ연합뉴스

민주당은 유 총장 자녀의 원전 주식 보유 논란까지 건드리며 ‘대통령실과 감사원 간 유착 게이트’ 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 감사를 주도했던 유 총장의 자녀가 원전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유 총장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무너뜨린 것도 모자라 이제는 청렴성과 도덕성마저 무너뜨리고 있다”며 유 총장에게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임 대변인은 “전 정권 지우기 감사에 혈안된 것도 부족해 감사 정보로 사익을 추구하며 스스로 청렴성과 도덕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무차별 감사, 표적감사만 진행 중”이라며 “감사원은 대통령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고 일갈했다.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한편, 국감에서는 유 총장의 업무 스타일도 도마에 올랐다. 시사저널이 단독 보도한 2021년 유 총장의 내부 지시사항 문건에 따르면(▲[단독] “고래사냥을 하라” 유병호가 내부 문건서 밝힌 ‘유병호 스타일’), 유 총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이른바 ‘고래(큰 인물과 사건을 지칭) 사냥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강조해왔다. 그 과정에서 유 총장은 “특히 큰 고래사냥은 내가 선봉에 서서 동지, 팀원들과 직접 사건을 완성하고 방해세력에 대응해 나갔다”며 본인의 업무 스타일을 자평하기도 했다. 그가 해당 지시사항을 내린 경위도 감사원 내부 인사 중 한 명을 저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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