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라는 가시밭길 위에 피어난 꽃
시사저널의 창간 기획 ‘차세대 리더 100’은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이다. 창간 33주년을 맞아 시사저널이 내놓는 ‘2022 차세대 리더 100’의 선정 과정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해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함께 위기감이 커지는 2022년 말. 시사저널이 제시하는 100명의 차세대 리더를 보면서, 그래도 내일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승리만큼 빛난 패배였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보수의 텃밭 경북지사에 출마한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57)의 최종 득표율은 22%였다. 경북지사에 출마한 역대 민주당 후보 중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민주당은 안 믿어도 임미애는 믿는다”는 경북 주민들의 응원과 지지는 득표율 이상으로 뜻깊은 성과였다.
임 위원장은 정치적 가시밭길 위에 차곡차곡 승리의 꽃을 피워왔다. 2006년 그는 대한민국 땅에서 가장 보수적인 지역 중 한 곳인 경북 의성에서 기적의 당선을 이룬 바 있다. 의성군의원을 두 차례 지냈고, 2018년 경북도의원에 당선돼 입지를 다졌다. 그가 거둔 모든 이력은 최초로 기록됐다. 아무도 도전장을 던지지 않은 경북지사 자리에 도전했고 지방자치 직선제가 도입된 이래 경북 첫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가 되었다.
모두가 칭찬하는 낙선이었지만 임 위원장 자신은 깊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대선 패배로 실의에 빠진 민주당 지지자들을 다시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게 제 역할이었는데 지역 투표율이 너무 저조했다. 비례대표 몇 명이라도 더 당선시켜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더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내일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임 위원장이 가장 ‘꽂힌’ 과제는 바로 선거제도 개혁이다. 그는 “기회가 되는 대로 모든 곳을 다니며 2024년 총선 전에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국 도당 가운데 가장 먼저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해 다른 영남권 시도당으로 확산시켰다. 빨간 파도로 뒤덮인 일대에 그가 만들어낸 파란 잔물결은 매일 그 기세를 키워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