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등판한 구원투수
시사저널의 창간 기획 ‘차세대 리더 100’은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이다. 창간 33주년을 맞아 시사저널이 내놓는 ‘2022 차세대 리더 100’의 선정 과정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해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함께 위기감이 커지는 2022년 말. 시사저널이 제시하는 100명의 차세대 리더를 보면서, 그래도 내일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최근 몇 년간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띈 기업은 카카오다.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인 카카오는 공정자산 총액 기준 2019년 재계 32위, 2020년 23위, 2021년 18위에 이어 올해 15위로 뛰어올랐다. 그만큼 성장세가 가팔랐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올해 초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와 자회사 쪼개기 상장 논란,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부적절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신(新)성장동력 부재에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겹쳐 카카오 주가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카카오가 위기를 극복하고 계속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없을지는 남궁훈 각자대표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카오는 1월20일 남궁 대표를 신임 단독대표로 내정한 사실을 밝히며 “카카오톡 다음 단계의 비전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구현할 최적의 리더”라고 설명했다. 7월엔 남궁 대표를 각자대표로 전환해 카카오 서비스와 비즈니스에 더 집중하게 했다.
1972년생인 남궁 대표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삼성SDS에 입사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현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와 직장 선후배 사이로 만나 첫 인연을 맺었다. 이듬해 김 창업자가 퇴사 후 한양대 인근에 PC방을 개업하자 남궁 대표도 따라 나와 도왔다. 1999년 김 창업자와 한게임을 창업한 남궁 대표는 한게임이 네이버와 합병해 NHN이 된 뒤로 엔터테인먼트사업부장, 한국게임 총괄 등을 맡았다. 이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 게임인재단 이사장 등을 지내고 카카오게임즈의 전신인 엔진을 인수했다. 남궁 대표가 이끌던 엔진과 다음 게임이 합병하면서 2016년 카카오게임즈가 탄생했다.
남궁 대표는 5년여 동안 카카오게임즈의 각자대표로 일하며 회사를 국내 게임업계 메이저 3사(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에 필적할 정도로 키웠다. 주변의 신망도 두터웠다. 카카오 대표로 선임되기 직전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있을 땐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