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비공개 봉사활동을 두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김 여사가 대통령실도 모르게 봉사활동을 수행한 뒤 나중에서야 공개하고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이처럼 김 여사의 비공개 봉사활동이 뒤늦게 공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가 야권의 집중 공세를 받으면서, 김 여사에 대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수준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 여사는 왜 비공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일까.
“8월부터 김건희 여사 봉사활동 잦아졌다”
17일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8월 들어 김 여사의 비공개 행보가 잦아졌다”는 게 중론이다. 김 여사는 지난 8월31일 경기 성남시에 있는 무료 급식 제공 시설 ‘안나의집’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엔 김 여사의 행보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통령실은 두 달 여가 지난 이달 16일에서야 사실을 알렸다.
이외에도 김 여사는 지난 8월부터 집중 호우 피해를 입은 지역을 여러 차례 찾아 복구 활동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수원 세 모녀’ 빈소를 찾아 조문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달 12일에는 아동 학대 피해자 정인이 묘역을 찾기도 했다. 모두 비공개 행보였다. 다만 뒤늦게 사실이 확인돼, ‘비공개’라는 말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여사는 지난 5월 윤 대통령의 취임식 직후 자신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최절정에 달했을 때에도 ‘비공개인 듯 비공개 아닌’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들은 바 있다. 김 여사가 대선 기간 약속했던 ‘조용한 내조’를 지킬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들끓었을 때다. 김 여사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을 최소화하면서도, 지난 정부 영부인들을 만나거나 종교인들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역시 언론에 미리 알리지 않은 일정이 대부분이다.
스포트라이트에 무색해진 ‘비공개 활동’…野 강경 공세 예고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행보를 두고 “사회적 약자를 향한 김 여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의도를 갖고 계획한 활동이 아니라는 취지다. 사회적 약자와 유기 동물 등에 대한 김 여사의 관심이 커서 ‘돕고 싶은 마음’이 발현된 행보라는 것이다. 김 여사 본인도 자신의 봉사활동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야권의 반응은 정반대인 분위기다. “김 여사는 논란에 휘말릴수록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와서다. 익명을 요구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은 “김 여사의 행보는 비공개라고 하지만 비공개가 아니다“라며 ”각종 논란에는 답하지 않으면서 비공개 탈을 쓴 행보를 이어가는 것에 의도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여사를 둘러싼 여야의 정쟁은 갈수록 고조될 전망이다. 오는 18일 예정된 수원지방검찰청 대상 국감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및 허위 학력 의혹이 최대 쟁점 중 하나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또 20일부터 시작되는 교육부 종합 국감에서는 김 여사의 논문 표절의혹을 두고 여야가 날선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