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 리스크’ 이제 시작, 줄줄이 기소된다
  •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22.11.11 15:05
  • 호수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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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몰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유포) 이미 기소
‘성남FC 의혹’ 기소 초읽기
‘변호사비 대납 및 쌍방울 의혹’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키맨’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1월8일 구속기소된 가운데, 이 대표가 연루된 다른 사건 수사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을 “몰랐다”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이미 기소됐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에서는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이재명 대표는 물론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기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변호사비 대납 및 쌍방울그룹이 연루된 의혹과 관련해서는, 경기도와 쌍방울의 ‘대북사업’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일 때 ‘최측근’이었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운데, 검찰은 대북사업과 관련해 이 대표의 개입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 역시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김씨와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경기도청 전 사무관 배아무개씨의 재판(공직선거법 위반: 기부행위, 허위사실공표 혐의)이 진행 중인데, 검찰은 10월18일 열린 첫 재판에서 한 달 안(11월)에 김씨를 기소할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표의 장남 이아무개씨는 상습도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다만 성매매 의혹은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됐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0월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①이재명 “김문기, 하위직이라 몰라” VS 유동규 “나-李-金, 호주에서 같이 골프 치고 카트 탔다”

10월18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검찰은 고 김문기 1처장과 관련한 부분 외에도,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개발과 관련해 이 대표가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해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것 역시 허위사실 유포로 보고 함께 기소했다.

이재명 대표 측 변호인은 “모든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검찰에 이 대표와 고 김문기 1처장이 함께 골프를 쳤던 상황과 장소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근 이 대표와 관련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재판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게 되면, 의원직을 잃게 되고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된다. 또한 이 대표는 기탁금 3억원을, 민주당은 선거비용 약 434억원을 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전 두산건설 대표 A씨ⓒ뉴스1

②이재명 검찰 ‘조작’ 가능성 제기 VS 검찰 “이재명·정진상, 제3자 뇌물 수수”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당시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18년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9월30일 A 전 두산건설 대표와 B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을 기소하면서, 이들의 고소장에 이 대표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이 밖에 ‘대장동 일당’인 남욱 변호사 등은 2014년경 5억원을 광고비 명목으로 성남FC에 지불했는데, 검찰은 이 역시 ‘제3자 뇌물’로 보고 있다. 제3자 뇌물수수는 액수가 1억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최소 10년 이상, 최대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다.

11월1일 열린 성남FC 의혹 관련 첫 공판에서 A·B씨의 변호인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처럼 시간에 쫓기는 사안도 아닌데 검찰이 왜 이렇게 서둘러 기소했는지 의문”이라면서 “기소 과정부터 검찰의 정치적 의도에 의해 오염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선 10월18일, 이재명 대표는 <수년간 조사했는데 ‘없던 증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이재명 조작 수사’ 대비해야 하는 이유>라는 허재현 전 한겨레신문 기자의 글을 자신의 SNS에 링크하며 검찰의 수사 조작 가능성을 내비쳤다.

구속기소된 이재명 대표의 측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연합뉴스

③이재명 “나와 쌍방울의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이 전부” VS 법조계 “이 대표가 어느 정도로 인지·개입 했는지가 중요”

쌍방울 관련 수사는 외화 밀반출 의혹으로까지 비화했다.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안아무개 아시아태평양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 등은 함께 대북사업을 추진하면서 북한에 거액의 ‘뒷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19년 1월과 11월, 쌍방울 직원 60여 명이 동원돼 약 500만 달러(약 69억원) 규모의 외화가 밀반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쌍방울 직원들이 책과 화장품 케이스 등에 달러를 몰래 숨겨간 뒤 중국 선양공항에서 쌍방울 방아무개 부회장에게 현금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안 아태협 회장 역시 같은 해 1월 50만 달러를 북한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화영 부지사는 김성태 회장, 안 아태협 회장과 함께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경제협력 관련 합의서를 작성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이 부지사의 중국 출장 계획을 직접 보고받고 결재·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이 대표와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지사였던 이 대표가 모를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쌍방울 관련 의혹은 결국 김성태 전 회장이 귀국해 검찰 수사를 받아야만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근 김 전 회장이 차명 보유하고 있던 245억원의 주식을 동결했다. 또한 검찰은 잠적한 안 아태협 회장을 10월9일 서울 강북의 한 은신처에서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안 회장을 상대로 대북 외화 밀반출 배경과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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