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커진 경남교육청 스마트단말기 보급 의혹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2.11.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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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청이 집계한 단말기 여유 분량과 학교 현장에 배부된 여유분 수량이 맞지 않다”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 경남교육청 자체 감사 결정과 감사원 감사청구 검토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교육위원회)가 ‘경남교육청 스마트단말기 보급 의혹’과 관련해 경남교육청 자체 감사를 결정했다. 최근 계속 스마트단말기 관리 부실에 대한 새로운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또 자체 감사 이후에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감사원 감사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위원회는 최근 재개된 경남교육청 창의인재과 대상 행정 사무감사에서 학생용 스마트단말기 사업에 대해 경남교육청이 자체 감사를 벌인 후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결정했다. 교육위원회는 앞서 지난 3일 스마트단말기 납품 업체 현장 확인을 위해 창의인재과 대상 행정 사무감사를 중지하기도 했다. 

경남도의회 청사 ⓒ 이상욱 기자
경남도의회 청사 ⓒ 시사저널 이상욱 기자

교육위원회는 이번 행정 사무 감사에서 경남교육청이 집계한 단말기 여유 분량과 학교 현장에 배부된 여유분 수량이 맞지 않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정규헌(국민의힘, 창원9) 도의원은 “교육청 집계 자료를 바탕으로 무작위로 두 학교를 직접 방문했는데, 여유분이 486대라고 집계된 한 초등학교에는 5대가, 여유분이 22대라고 집계된 한 고등학교에는 기기가 1대도 없었다”고 밝혔다.
 
정 도의원은 경남교육청 통계가 수시로 바뀌는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행정 사무감사 기간에 경남교육청이 밝힌 학교 여유분 대수가 세 차례 바뀌었다”면서 “2일에는 528대였다가 교육위윈회의 물류창고 현장 방문 이후 4852대로 갑자기 4000대 넘게 뛰었다. 오늘 오전 제출한 자료에는 6473대라고 적혀 있다”고 했다. 경남교육청이 제출한 자료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행정 사무감사에서는 단말기 보급업체인 LG헬로비전-BK시스템즈 컨소시엄과 아이톡톡AI 구축사업을 수주한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의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새롭게 제기됐다. 노치환(국민의힘, 비례) 도의원은 LG헬로비전-BK시스템즈 컨소시엄이 2021년 12월3일 1574억원에 달하는 스마트단말기 보급사업을 낙찰받은 후 조달청과 물품 계약을 하기 전인 11월21일 BK시스템즈 서울지사를 설치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등기부상 서울지사가 공교롭게도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 사무실과 같은 곳”이라며 “1574억 원을 공동 수주한 법인이 47억원을 수주한 회사(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에 지사를 설치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지사를 낸다면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가 창원에 지사를 설치하는 것이 맞지 않나. 두 회사의 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LG헬로비전-BK시스템즈 컨소시엄의 낙찰률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예상원(국민의힘, 밀양2) 도의원은 스마트단말기 보급사업 입찰에 참가한 LG헬로비전-BK시스템즈 컨소시엄의 낙찰률이 99%인 점을 지적하며 “낙찰률 이렇게 높을 수가 있느냐”고 따졌다. 그에 따르면 강원 96%, 대전 95% 등 스마트단말기 보급사업의 낙찰률이 99%에 이르지 않았다. 

경남교육청이 배포한 스마트단말기 보급 관련 해명 자료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경남교육청은 교육위원회가 지난 3일 현장 감사 이후 해명 보도자료 냈는데, 정 도의원은 “스마트단말기 사용에 대해 동의하지 않은 학생에게 지급하지 않았고, 1만3262대의 물량이 발생했다고 경남교육청이 해명 보도자료를 냈지 않느냐. 현지 감사가 끝나자마자 이러한 자료를 낸다는 것은 항의의 표현으로 읽힌다”며 “특히 오늘 낸 통계치를 보면 이 (보도)자료는 잘못된 자료다. 정정된 보도자료를 요청한다”고 했다.

이번 감사에서 교육위원회는 창의인재과에 대한 경남교육청 감사관실의 자체 감사를 결정했다. 박병영 위원장은 “행정 사무감사 과정에서 경남교육청의 스마트단말기 관리부실 등 문제점이 하나 둘이 아닌 것을 확인했다”며 “창의인재과에 대해서 경남도교육청 감사관실이 자체 감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의회에 보고하도록 주문한다”고 했다. 특히 교육위원회는 감사관의 결과 보고에 대해 위원들이 동의하지 않고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감사원 감사청구를 검토한다는 단서 조항을 뒀다. 

스마트단말기는 빅데이터·AI플랫폼 활용 등 학생들의 미래교육과 수업혁신의 도우미 역할을 위해 경남교육청이 올해 2학기부터 도입했는데, 그동안 관리부실과 운영 미비 지적을 받아왔다. 경남교육청은 2022년 2월부터 8월 사이 3차례에 걸쳐 스마트단말기 납품이 이뤄졌고, 납품 대수는 29만124대 납품금액은 1574억6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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